육·해·공군 2003년 이후 55곳 오염

최고 7년 7개월, 평균 25개월간 걸려


국회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군부대의 환경문제 무관심이 심각하다고 질책했다.

17일 맹형규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2003~2007.8 각 군의 부대별 토양·지하수 오염정화사업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군에서 토양 및 지하수의 오염을 확인한 후에 정화작업을 시작할 때까지 평균 2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며 군의 무관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토양오염은 다른 오염원과 비교해 오염의 지속성이 길고 일단 오염이 진행된 후에는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각 군의 토양, 지하수 오염에 따른 정화작업은 총 55건이며 완료된 것이 32건, 20건은 진행중에 있고 3건은 아직 시작조차 못한 상태이다.

오염원인에는 배관파손, 유류취급 부주의 등에 의한 기름유출 사고가 전체의 98%(52건)를 차지하며 폐 페인트, 폐 콜타르와 같은 폐기물 매몰, 폐축전지 방치 등에 의한 오염도 있었다.

군에서는 민원, 자체조사, 정기검사 등을 통해 오염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을 확인했음에도 정화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많아 오염상태가 상당기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 확인 후 정화작업까지 소요된 기간을 보면, 육군이 25곳으로 평균 39개월이 걸린 후에 정화작업을 시작했고, 해군은 10곳으로 23개월, 공군은 20곳으로 13개월이 지난 후에야 정화작업을 시작했다.

원주지역 육군 A부대는 송유관 파손으로 인한 오염을 지난 2003년 1월 확인하고 2005년 6월에서야 정화를 시작해 29개월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육군 B부대는 폐콜타르와 혼합폐기물 매몰로 오염된 사실을 2002년 2월 확인하고 58개월이 지난 2006년 12월에서야 정화작업을 시작했다.

춘천지역 육군 C부대는 유류배관균열로 오염된 사실이 2000년 8월 확인됐지만 지난해 3월 정화작업에 착수해 67개월 간 방치됐다.

원주지역 육군 D부대는 지하유류배관 노후로 인한 파손으로 오염사실을 지난 1999년 확인했지만 7년 7개월(91개월)이 지난 2006년에서야 정화작업을 시작해, 현재도 정화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장촌지역 해군 A부대는 노후배관 파공으로 오염을 확인하고 10개월이 지난 후에야 정화작업을 착수했다.

웅진지역 해군 B부대는 해군 중 가장 오래 방치된 곳으로 유류취급 부주위로 인한 오염을 확인한 후 41개월이 지나서야 정화를 시작했다.

강릉지역 공군 A부대 역시 배관노후로 인한 오염을 2001년 7월 확인 후 29개월이 지난 2003년 12월에 정화작업에 돌입했다.

한편 부대 55곳이 유류 시설 등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됐고 이중 22곳에서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오염지역 대부분에서 발암물질 벤젠을 비롯해 TPH(총석유계탄화수소) 등 인체 유해성이 높은 성분들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오염사고 발생 시 정밀조사 예산과 정화사업 예산을 각각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미리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신속한 대응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맹형규 의원은 “오염에 따른 복원책임이 있는 국방부가 오히려 오염을 방치해 오염 확산을 방조한 셈”이라며 “군이 환경문제로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맹 의원은 "주변지역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국방부는 시급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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