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환노위 홍준표 위원장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를 비롯한 6개 기관에 대한 국감에서 "국감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부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발끈했다.
시발점은 배일도 의원의 국립환경과학원에 대한 질의 때부터였다. 배 의원은 처음부터 국립환경과학원이 업무보고를 하면서 "현재 건립중인 물환경생태관에 대한 화재 부분을 왜 빼먹었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배 의원은 "업무보고에 관련예산은 책정된 것으로 첨부해 놓고 화재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다는 부분은 왜 없느냐"며 윤성규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질책했다.
이에 윤성규 원장은 "다소 피해가 적어 업무보고에 삽입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놓자 배 의원은 한강물환경연구소가 담당하고 있는 물환경생태관과 관련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조목조목 잘잘못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배 의원은 55억의 예산을 들여 물환경생태관을 건립 중 지난 3월 화재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개관이 연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화재 때문에 아크릴 수족관이 전소됐고, 내부는 화염으로 인해 내장재도 소실됐음을 밝혔다.
더 나아가 화재가 발생한 곳에 건설폐자재인 유리섬유와 석고보드 등이 건물 옆 맨바닥에 무단으로 방치돼 있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는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상수원보호구역인 이곳에 건설폐기물이 방치돼 있을 경우 비가 오면 그대로 여과 없이 바로 옆 상수원수로 유입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홍준표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의 관심이 더욱 쏠린 것은 배 의원의 다음 말이었다. 배 의원은 "작년 국감 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한강물환경연구소에서 선박을 탑승한 후 상수원 수질검사를 했고, 당시 시음까지 했었다. 건설폐기물이 방치되는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시음을 했겠느냐"며 그 당시의 사진을 공개했다.
배 의원의 질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배 의원은 "한강물환경연구소가 서류라도 제대로 작성하고 있었으면 말을 안 하겠다"며 폐수배출시설 및 방지시설 운영일지가 지난 8월 8일 이후로 작성이 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덧붙여 물환경연구소 실험실에서 다량의 독극물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일지도 제대로 기록이 안 돼 있다"면서 관리의 허술함을 다그쳤고, 지난해 환노위 의원들이 탑승했던 배의 운항일지 역시 지난 8월 28일 이후로 한강물환경연구소장의 사인이 누락돼 있음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배 의원은 "총체적으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점검하고 향후 대책에 대해 국감이 끝나기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윤성규 원장은 답변에서 "현재 폐기물은 다 치웠고, 일지정리부분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소홀히 한 것이기에 주의를 줬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열심히 할 것이라 밝혔다.
상황이 이러하자 홍 위원장은 국감에서 의원들이 지적하면 이에 대해 환경부가 즉시 나서야 함을 강조하면서 "방금 지적된 내용에 대해 감사관실을 동원해서 감사를 실시하고, 그 문제를 발생시킨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내리고 그 결과를 11월 1일까지 위원회에 보고하라"며 환경부 관계자에게 명확히 전달했다.
한편 이를 전달받은 환경부 관계자는 "보고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순주 기자>
박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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