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의료사고에 무방비 노출
조직괴사, 암 등으로 번질 우려


서울대병원과 강원대병원 등 국립의료기관들조차 유리 앰플 사용시 주사액을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환자에게 주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리 앰플을 필터로 거르지 않고 사용하면 환자의 혈관에 유리조각이 떠다녀 조직괴사, 폐육아종, 정맥염, 혈전 등을 일으키며 방치할 경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등 국립의료기관 국정감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김낙순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해당기관에 시정할 것을 요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이하 식약청)의 ‘앰플 주사제 사용시 유리 입자 혼입에 관한 안전대책 연구’에 따르면 주사제 용기 중 유리 앰플은 개봉시 유리가루가 혼입되며 현재 생산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유리 앰플들은 유리파편의 혼입을 막을 수 없다.

또 연구에 따르면 주사제 용기로 사용되는 유리 앰플 개봉시 내용물에서 최대 870㎛에 달하는 유리조각이 검출되기도 했다. 인체의 혈관 구경이 가장 작은 것은 폐혈관으로 1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식약청 연구용역에서 검출된 최대 870㎛ 크기의 유리조각이 만일 폐혈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의료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주사기를 통해 체내에 직접 주입된 유리조각들은 체내에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조직괴사, 폐육아종, 정맥염, 혈전 등을 일으키며 방치할 경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척수주사를 통해 주입된 유리조각은 척추를 타고 뇌까지도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은 지난 2002년부터 각 의료기관에 유리 앰플 주사제를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사용할 때 특히 주의하고, 필터가 달린 주사기를 사용하도록 당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립대병원 중 서울대치과병원, 부산대, 강원대, 강릉치과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은 필터니들 주사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국립대병원도 앰플 사용량에 비해 필터니들 주사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공립의료기관이 식약청의 필터니들 주사기 사용 권고를 무시하는 원인에 대해 “주사제조제료 1460원으로 책정돼 일반주사기(40원)에 비해 값 비싼 필터니들(462원대)를 구입하면 병원측 이윤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서울대병원과 강원대병원에서 사용한 유리 앰플 주사액은 각각 94만1854개, 11만7326개로, 서울대병원은 4300개의 필터니들을 사용했으며 강원대병원은 필터니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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