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경북 구미시청의 공무원인 황국한(42·9급)씨가 경찰도 잡기 힘든 ‘뺑소니 차량’을 집요하게 추적, 사건을 해결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8일 구미시에 따르면 금오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황씨는 지난 5일 오전 7시께 새벽 순찰 도중 금오산도립공원 내의 법성사 부근 도로에 펜스 15m와 교통안전표지판 등 300여 만원 상당의 공공시설물이 파손된 것을 발견하고 사건해결에 나섰다.

가해 차량은 이미 사라진 뒤였지만 발견 당시 차량 급정거 때 발생하는 타이어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고, 범퍼 파편이 남아 있어 순찰하기 바로 직전에 사고를 내고 달아난 것으로 판단, 가해 차량 찾기에 나섰다.

그는 경찰력을 기다리지 않고 이날 오전 당직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일요일인 6일 직접 구미지역 자동차 정비공장을 샅샅이 뒤지며 수리 차량을 일일이 조사했다.

황씨의 탐문활동은 7일까지 이어져 결국 구미시 임은동의 한 정비 공장에 수리하러 온 RV 차량의 범퍼와 현장에서 발견된 파편이 들어맞는 점을 확인한 뒤 곧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구미시는 시설물 수리비를 뺑소니 차주가 부담토록 할 예정이다.

황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지난해 3월 금오산도립공원 내 야영장 앞에서 펜스와 가로등을 부수고 달아난 차량을 1주일간 정비공장을 뒤지며 탐문한 끝에 뺑소니 차량을 찾아냈다.

당시 뺑소니 차량을 찾아내 차주에게 600만원의 시설물 수리비를 부담토록 해 자칫 검거하지 못했을 경우 시민 세금으로 지출될 뻔했던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

황씨는 “시민의 공공시설물을 파괴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뺑소니 차량을 반드시 찾아내 시민의 혈세 낭비를 막아보다는 생각에 뺑소니 차량을 찾아 다녔다”며 “공무원이라면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구미=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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