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의·이병욱·박석순 유력 3파전 예상

정치인보다 관료·전문가 발탁 가능성 커


현 이규용 환경부장관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환경부 수장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환경부가 그대로 존치될 경우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만약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이 현 환경부와 노동부를 환경노동부로 통합한다는 쪽으로 결정될 경우 환경노동부 수장의 물망에 노동계 인사 역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차기 환경부장관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사람은 이만의 전 환경부차관, 고재영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 박정희 그린훼밀리운동연합 총재, 유우익 서울대 교수, 이병욱 세종대 교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이규용 현 환경부장관 등 7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도 최근 세간에 "정치인보다는 관료출신이나 전문가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관료출신인 이만의 전 환경부차관, 그리고 전문가 출신인 이병욱 세종대 교수와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 하고 있다.

[#사진1]이만의 전 환경부차관은 관료 출신으로 여러모로 볼 때 7명 중 차기 환경부장관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1972년부터 공직에 나서 30여 년 동안 목포시장, 행자부 자치지원국장, 환경부차관 등을 역임한 행정전문가이다.

또한 술, 담배 그리고 골프조차 하지 않을 만큼 성실하면서 차분한 성격에 전문성과 개혁마인드를 두로 겸비했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고 환경부 재임 당시 주변의 평도 상당히 좋았다.

특히 이만의 전 차관은 이번 제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광주시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책무를 최대한 발휘했고 그 결과 한나라당이 호남권의 표심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적지 않은 공로를 쌓았다는 점이 차기 환경부장관으로 임명될 확률을 매우 높게 하고 있다.

[#사진2]전남 장성 출신인 고재영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 역시 관료출신으로 차기 환경부장관 물망에 올라 있다. 고 사장은 기술고시 15회 출신으로 서울대 농대를 나와 미국 워싱턴대에서 환경공학 석사를 받은 환경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그리고 환경부 폐기물자원국장, 환경부 국제협력관, 영산강유역환경청장, 환경정책실장 등 환경부 주요 요직을 두루 섭렵한 후 지난해 6월 한국환경자원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고재영 사장 취임 이후 한국환경자원공사는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 출신 임명 확률도 높아

[#사진3]전문가 출신 중 차기 환경부장관으로 유력한 인물을 꼽자면 이병욱 세종대 교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 교수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석사를 거쳐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환경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국내 몇 안 돼는 대표적인 환경경영 전문가이다.

또한 그동안 한국환경경영학회장, 한국환경정책학회 부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초빙교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겸직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환경전문가 그룹에서 상당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더불어 지속가능경영원장, 포스코경영연구소 환경경영연구센터장, LG환경연구원장 등의 직책을 맡아오면서 환경부 환경친화기업 심사위원, 중앙환경보전자문위원회 위원, 환경부 자체평가위원, 대한상공회의소 환경안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자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교수는 또 이번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공약을 만드는 데 깊숙이 관여해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환경간사로 활동하면서 차기정부의 환경정책 마련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4]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자문역할을 해오던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역시 유력한 차기 환경부장관 후보로 지명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건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전문가들에 반해 꾸준히 찬성논리를 펼쳐온 박 교수는 차기정부가 대운하를 추진할 경우 꼭 필요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더 나아가 대운하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선 환경부의 협조가 반드시 요구되며, 이런 맥락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전문가이면서 찬성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박 교수가 차기 환경부장관이 될 경우 긴밀한 협조체계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큰 힘을 받고 있다.

박 교수는 또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럿거스대에서 환경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환경전문가로 그동안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국무총리실, 환경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서울시 등을 대상으로 환경기술과 정책에 대한 자문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사진5]지난해부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두뇌'라 일컬어지는 '국제전략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이 당선자에게 정책 자문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유우익 서울대 교수 역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제전략연구원'은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에서 이 당선인의 정책공약 개발을 주도한 조직으로 유 교수는 이곳을 통해 이 당선자와 정책공약의 밑그림을 그려왔고, 꾸준히 정책에 대해서 논의해 왔다.

유 교수는 독일 키일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성격이 과묵하고 점잖은 학자로 정평이 나 있으며, 서구 학자를 제외하곤 처음으로 세계지리학연합회 사무총장을 맡을 만큼 중견 학자로서의 명성도 쌓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 대운하 건설, 나들섬 남북공동 개발, 한반도 선벨트 개발, 영·유아 국가보육제 공약을 만드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명박 당선인이 1990년대 중반 대학에서 강의하던 유 교수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고 알려진다.

한편 일부에선 유 교수가 차기정부의 정책 브레인으로 청와대로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차기정부 환경부장관으로 등용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도 있다.

여성 환경장관ㆍ현 장관 연임 가능성
[#사진6]환경부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중 유일한 여성인 그린훼밀리운동연합 박정희 총재는 1991년 서울YWCA 회장을 맡으면서 쉼 없는 환경활동을 펼쳐온 여성 활동가이다. NGO 단체들 사이에서는 여성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를 표출해 내고 있는 지도자로서 그 능력과 자질을 높이 평가받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박 총재는 이화여대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에서 연수를 받고 서울대 환경대학원 CEO 과정도 수료한 인재로 충분히 한 단체를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린훼밀리운동연합 총재, 서울YWCA 이사, 환경부 물관리자문위원회 회원, 건설교통부 NGO자문위원,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WTO 국민연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중이다.

또한 YWCA 회장 시절 단체 내 환경특별위원회를 신설해 YWCA에서도 대대적인 환경활동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1993년부터 5년간 대통령 직속 행정쇄신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잘못된 환경관련 법안 10여 가지를 개정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청소년 환경교육에 역점을 두고 환경을 위한 청소년단체인 '그린스카우트'를 결성 각종 체험학습은 물론 해외 환경견학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만들어 살기 좋은 지구환경을 만드는데 우리 청소년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준 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사진7]마지막으로 이규용 현 환경부장관 역시 십 수 년 간 환경부와 인연을 맺어온 관료 출신으로 그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원활하게 연결시키며 환경부를 계속 이끌 인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규용 장관은 곽결호 전 장관과 더불어 유일하게 내부승진을 통해 장관이 된 사례로 일찍부터 환경부 내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행시 21회 출신으로 1990년 환경처 폐수관리과장으로 부임한 이래 환경부 수질보전국장, 환경정책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환경부 차관 등을 역임한 행정 관료로 누구보다 환경부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장관은 또 주변으로부터 업무추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왔고 국·과장 시절 '전국 4대강 수질보전대책' '천연가스버스 도입' '쓰레기종량제'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위한 에코2프로젝트' 등 선진 환경정책 도입과 현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한편 차기 환경부장관은 수일 이내 내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순주·최재승·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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