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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낸 당사자 두고 소방대원 나무라는 격
해수부 해체, 해양개발 정책 추진 제동
기업중심 정책으로 환경문제 야기 우려

[#사진1]여수해역의 씨프린스호 대형 유류오염사고 이후 10년 만에 불행하게도 구랍 7일 태안해역에서 크레인 부선 ‘삼성1호’가 원유 26만3000kl를 싣고 정박중이던 15만톤급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HEBEISPIRIT)호와 충돌하면서 대형 유류오염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유류오염사고는 우리의 아름다운 해양환경은 물론 수산업 등 바닷가 삶의 터전을 장시간 황폐화시키므로 흑사병처럼 경계해야 할 큰 재앙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한마디로 안전 의식의 결여가 빚은 참사이다. 어떻게 해야 긴장을 할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후 어쩔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라도 대형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유조선의 이중저(double bottom) 구조의 의무화 이외에도 선박의 현측(side) 탱크에 이중격벽 구조를 의무화 하는 것을 검토 할 필요가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는 선박의 좌초로 5035kl의 기름 유출이 발생하면서 이중저의 의무화가 크게 거론됐지만, 이번 사고는 선박 현측의 파공(破孔)으로 씨프린스호 사고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1만2547kl의 기름이 유출한 사고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큰 바람과 높은 파도 속에서 발생한 충돌로 3군데나 파공이 일어나 기름이 쏟아졌으나 흔히 충돌과 마찰로 일어날 수 있는 큰 화재와 폭발이 없었고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쏟아지는 기름을 그냥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험천만한 일이기는 하나 현장에 접근해 쏟아지는 기름과 유증(油蒸) 그리고 거친 풍랑 속에서 또 다른 충돌사고를 일으키지 않고 만약의 사태인 화재를 제어하며 유출하는 기름을 안전하게 받아낼 수 있는 특수한 무인 바지선(barge)이 개발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장비가 전제돼야만 여러 가지 설치 작업과 함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특공대의 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다 표면을 뒤덮고 있는 기름의 확산을 제대로 막아내기 위해서는 3m가 넘는 파도 속에서도 그 기능을 발휘해 줄 오일 펜스의 보완 개발이 시급하다.

대형사고는 항상 험난한 기상상태에서 일어나고 대형선박의 교통량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 더욱 증가하고 있으니, 이러한 검토와 개발은 꼭 필요하며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렇지 못했다면 혹시 예산과 비용이 요구되는 일이니 이 또한 안전 의식과 경제적 지원의 결핍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문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는 해양경찰청이 동원한 선박과 헬기가 또한 태안 해안역에서는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에 의해 1차적인 유류오염 방제작업이 원시적이기는 하나 짧은 시간 내에 순조롭게 이뤄져 세계적인 방제 전문가가 놀라워하는 기적을 낳았다. 그렇다면 해양경찰청의 방제 전문인력과 온 국민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막아낸 결과가 아니겠는가! 물론 악천후와 빠른 조류를 당 할 수는 없을 터, 그 바닷물을 어찌 다 막을 수가 있을까.

그래서 오일볼(oil ball)이 제주도 앞에 까지 나타나고 김 양식장의 어민이 피해를 호소하니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나름대로 방제 책임자에게 늦장 대응에 대한 책임추궁을 했을 것이다. 정작 불을 낸 당사자는 제쳐두고 최선을 다해 불을 끄는 소방대원을 나무라는 격이다. 혹시 불을 끌 수 있는 인력과 장비는 다 갖춰 줬을까? 그렇다 해도 바다에서는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왕왕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1만~6만여 명이나 되는 자원봉사자의 물결이 감동을 줬다. 그러나 어떤 이는 기름 냄새를 참지 못하고 한 시간이나 일하다 기름 범벅의 옷가지와 장화를 팽개치고 가는 통에 이를 수거해 처리하고 뒷정리를 하느라 또 다른 자원봉사자나 바쁜 방제 인력의 낭비가 있었을 것이다.

한편 생각지도 못한 많은 자원 봉사자가 몰려오자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조직의 운영이 미흡해 작업 능률이 떨어지거나 흡착포 등 필요한 자재가 부족하고, 폐기물의 처리가 순조롭지 못해 많은 애로와 불만의 소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사력을 다해 수고를 하고 헌신적인 자원봉사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와서 애쓰는 모습을 보니 우리 스스로가 놀랄만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정신을 보는 듯 해 가슴이 벅차다. 그리고 연말이건 새해이건 가리지 않는 온 국민의 바다 사랑과 함께 재해를 입어 어려운 이들을 돕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한편 설상가상으로 유독물질인 질산 용액 약 1000톤을 적재한 선박이 최근 여수근해에서 침몰한 위험천만한 유해화학물질(HNS) 사고가 발생했고, 10여 명의 실종자가 있었다는데 어떻게 잘 대처하고 있는지 모두 침묵하고 있는 것과 너무 의욕적인 새 정부의 ‘해양수산부 해체’ 가 우려된다.

업무는 그대로 존속한다고 하나 해수부의 해체는 이러한 해양환경보전 문제와 더불어 우리의 21세기 신성장 동력과 관련한 해양개발 정책의 추진에 반드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해양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필요한 기술이 홀대를 받는다면 연안역의 성장 동력이 될 해양과학기술이 낙후해 국토 균형발전과 양극화 해소가 요원해 질 것이다. 게다가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제기된 기업규제 풀기 정책은 상당부분 공감을 하지만 기업중심의 정책이 돼 과거처럼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더욱 걱정이다.

사고가 발생해서 참으로 안타깝지만 온 국민의 뜨거운 바다 사랑과 상부상조하는 저력을 보았으니 이번 새해는 빛나는 태양처럼 정말 좋은 일이 가득하기를 기대해 본다.

최재승  paraoone@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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