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적 견해 담은 중재 의무 '충실'

국제학술교류·공동학술대회 개최 '주력'


환경보전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된 환경영향평가. 처음엔 공공부문 개발에 한해 진행됐지만 1981년부터 환경영향평가제도가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고 그 이후 1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최근 제8대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학회장에 취임한 이종호 청주대 교수를 만나 국내 환경영향평가와 앞으로 학회가 나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막중한 시대적 책임 절실
[#사진2]근래 들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전문가 그룹을 꼽자면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이하 환경영향평가학회)를 빼놓을 수 없다. 학회지인 '환경영향평가'가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에서 나아가 세계적 저널로 발돋움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국제영향평가학회(IAIA)를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학회의 역량을 국내외에 과시하고 있다.

이종호 신임 학회장은 학회의 눈부신 발전이 전임 학회장들과 임원 그리고 일반회원들의 헌신적 노력의 결과물이며 앞으로도 꾸준한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취임 소감을 대신한다.

"나름대로 각종 개발에 직면해 있는 어려운 시기에 학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현재 한반도 대운하도 그렇고 새만금사업도 그러하듯 대통령의 선거공약 때문에 나라가 환경적 측면에서 굉장히 위협받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학회가 전문가적 관점에서 사회적 갈등과 분쟁에 대해 양심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환경영향평가학회가 할 일이 막중하다고 이 학회장은 말한다. 더 나아가 그동안 새만금사업, 경부고속전철 천성산 터널공사, 신행정수도와 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시기에 학회가 적극적으로 기여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는 학회 내부에서만 안주하지 않고 전문가적 양심에서 사회적 의무에도 충실히 할 것임을 다짐한다.

지금이 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될 시기임은 틀림없다. 한반도대운하를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의 시행여부와 논쟁이 진행중이고 이외에도 기후변화, 생태계 변화, 물 부족, 에너지 등 범지구적인 문제와 함께 인접 국가들과의 환경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학회장은 개발계획이나 개발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평가와 환경영향평가는 물론 환경문제 해결에 있어서 환경영향평가학회의 주도적인 역할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학제적 환경영향평가로 전환
[#사진1]환경에 대한 기본인식과 접근방법의 전환에도 환경영향평가학회가 앞장설 것이라 이 학회장은 말한다. 환경을 인간의 입장 특히 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해석하는 차원을 넘어 역지사지 차원에서 자연의 입장에서도 아울러 바라봄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지금까지의 환경영향평가서가 굉장히 분석적으로만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종합적이고 학제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사안에 따라 여타 학회들과도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이 올해 우리 학회의 큰 방향입니다. 일례로 한반도대운하만 봐도 단순한 수질문제가 아닌 사회,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측면이 존재합니다."

이 학회장은 여러 학회들과의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절박하다고 말한다. 이는 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이론과 정책을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서로 협력해 각 분야의 이론과 방법을 동원하는 학제적 종합적 접근방법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세계화와 후학 위한 배려 주력
대외적으로 국제영향평가학회를 위시한 관련 학회, 공공기관, 전문가들과의 활발한 국제학술교류를 통해 국내 환경영향평가를 발전시키고 아울러 우리의 기술을 해외에 널리 알릴 계획도 갖고 있다고 이 학회장은 전한다. 이와 함께 후학들에 대한 배려에도 충실할 것이라 덧붙인다.

"작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베 환경영향평가 워크숍'을 가졌고 올해 추계학술대회 기간에는 일본에서 '한-일 환경영향평가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한 후학들에 대한 배려도 많이 할 생각입니다. 학회에서 학술대회를 할 경우 그리고 매년 참가하는 국제영향평가학회의 논문발표에 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오는 5월 호주 퍼스(Perth)에서 '2008 국제영향평가학회(IAIA)'가 열릴 예정이며 현재 환경영향평가학회는 국제학술대회에 발표할 연구논문에 대한 초록을 받고 있다. 또한 국내외 학술행사 시 후학들을 지원하는 체제를 강화시켜 나가고 학회 재정에 맞춰 장학체제를 구축하려고 노력 중이다.

15개 분과 연구위원회 중심 활동
이 학회장은 또 학회 조직을 15개 분과 연구위원회로 만들어 올해부터는 연구위원회 중심으로 학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 말한다.

"학회를 전략환경평가, 건강위해성평가, 한반도대운화, 환경성평가, 환경교육, 환경평가제도, 국토환경계획, 환경정보체계, 재해영향평가, 기후변화 등 15개 분과 연구위원회로 구성했습니다. 이들 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학술연구 활동을 진작시키고 특히 중요한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학회 및 연구기관과 함께 공동학술행사를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주로 교수, 연구원, 공무원, 기업체 전문가 등이 환경영향평가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점을 감안해 회원들의 사회적인 책임이 크다고 강조하고 학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한편 이 학회장은 개인적으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환경영향평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환경영향평가들은 자연과 생활에 대한 영향평가들이 많았죠. 하지만 결국은 사회경제적인 평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박순주 기자ㆍ사진=유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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