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발자국을 처음으로 소개한 ‘생태 지표’의 ‘원전’
무역, 멀리 떨어진 수출 지로 환경부하 옮기는 것 불과

물질의 양과 삶의 질 혼동에서 벗어나야


자연에서 물질ㆍ에너지 자원을 얻어 경제생활을 하고, 이 경제활동에 의해 생겨나는 쓰레기를 다시 자연으로 배출한다. 생태발자국은 이렇게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연에 남기는 발자국을 의미한다. 즉 이러한 에너지와 물질의 흐름을, 자연이 제공하는 땅과 물을 생산하기 위한 토지 양으로 측정한 수치이다. 여러 차례 국내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생태발자국 혹은 생태학적 발자국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던 이 개념은 캐나다 진보재정의협의회(Redefining Progress)의 마티스 웨커네이걸과 윌리엄 리스가 1996년 고안한 ‘생태 지표’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들이 생태발자국을 처음으로 소개한 ‘원전’이다.

대부분의 세계가 끊임없이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들에게 분별없는 팽창의 추구는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성장 자체를 멈춰야 한다는 이상적인 주장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한 기본적인 욕망조차 충족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에게 성장은 절박하고 도덕적인 목표이며, 산업화된 국가 역시 지속적인 경제성장 없이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역은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아니다. 무역에서 수용능력을 얻는다는 것은 환상이다. 이것은 단지 한 집단의 환경부하를 멀리 떨어진 수출 지역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생태발자국 분석은 이러한 현실을 명확하게 바라보게 해주며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지표로써 사용된다. 세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경제활동의 효율성 개선, 생태적 세제개혁, 생산ㆍ분배에 대한 국지적 관리의 강화, 물질ㆍ에너지 효율적 제조기술의 개발, 자연자본 회복에 쓰일 수 있는 자금 확보 등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책은 좀더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세계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으로 물질의 양과 삶의 질을 혼동하는 인식의 변화, 공동체적 시민사회의 복원, 미래에 대한 집단적 책임감 형성 등을 제시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