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공해, 환경 피해 불가피
유럽에선 이미 피임사료 정책화



최근 환경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는 도심 비둘기와 관련해 각 지자체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설물로 인한 건물 부식 등 개체수 증가로 인한 피해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임사료를 써서라도 더 이상의 비둘기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류학자가 있다. 바로 대한조류협회 송순창 회장이다. 그가 전하는 도심 비둘기의 문제점을 들어본다.

▲ 대한조류협회 송순창 회장
도심 비둘기는 언제부터 문제가 됐나
비둘기 피해로 인한 문제는 서울시에서부터 시작한다. 서울시 도로변에 있는 건물 교량의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부식과 청계천에 집중적으로 비둘기가 모이면서 사람들이 비둘기 피해의 문제점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둘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인간들이 사료를 주면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야생 조류라는 것은 야생 상태에서 자신의 먹이를 찾아서 먹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사료를 주는 것과 사람과 밀착이 되면서 문제가 빚어졌다. 사람이 먹이를 주게 되면 야생 습성이 사라진다.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 까치와 비둘기는 사람이 먹이를 주면 야성을 잃어버린다. 동물들은 풍작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알고 있다. 올해 농작물이 흉년이 될 것 같으면 새끼의 숫자를 확 줄인다.

그렇다면 도심 비둘기는 유해조류인가
일본에서 폐결핵과 아토피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그 원인이 폐결핵 균에 감염된 비둘기의 배설물로 인해 균이 일반인들에게 퍼지게 된 것이다. 현 상황에서는 유해조류로 못을 박아야 하는데 관계당국에서는 유해조류로 확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환경부 소관인가 농림부 소관인가
조류는 환경부소관이 맞다. 집에서 기르는 것 즉, 가금화된 것은 가축이며 공작 비둘기, 카나리아 십자매 관상조류 등의 경우 농수산부 소관이다. 그 이외의 것은 야생 조류이다. 비둘기의 경우 도심에서 살면서 야생성을 잃은 만큼 환경부에서 이 문제를 관할해야 한다.

도심 비둘기로 인해 가장 큰 피해 입은 곳은
비둘기 피해가 제일 큰 곳은 문화재청이다. 비둘기의 배설물이 단청을 상하게 하고 문화재 석상을 부식시키고 있어 문화재청에서는 수백억을 투자하고도 개선을 못하고 있다. 또한 파고다 공원에서 1~2천 마리가 몰려 탑골공원내 13층 석탑에 돔을 세웠고 전국적으로 사찰에 모두 망을 덧씌웠다. 그리고 출입국관리소에서도 피해가 많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을 쥐, 비둘기가 갈아 먹으면서 배설물을 배출하는데 그 두께도 엄청나고 전염의 문제고 심각한데 관계당국은 신경을 쓰지 않을 뿐더러 대책도 없다.

▲ 송순창 회장은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환경적 피해는 문화재뿐만이 아니라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대책은 무엇인가
강제로 죽이는 방법과 피임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강제로 잡아 죽이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에 맞지 않으며 보호단체나 일반 시민의 반대가 불가피하다. 다른 방안은 먹이에 피임제를 섞는 것 밖에 없다. 도심에 있는 새 중에 익조는 참새 하나밖에 없다. 참새는 체격이 작아서 큰 사료는 먹지 못한다. 도시에서 큰 사료만 먹는 새는 까치와 비둘기이다. 까치 역시 유해조류이기 때문에 개체수 조절을 해야 한다.

외국사례는 어떠한가
비둘기 피임사료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선진국은 비둘기 공해에 민감하다. 이태리 같은 곳은 삶의 질이 우리와 비슷하나 문화재가 많아서 비둘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먼저 시작했다. 동양에서 비둘기 사료를 반대하는 것은 동·서양의 생각의 차이이다. 서양 사람들은 실용주의라서 과학적 근거를 중요시 여기고 동양 사람들은 인위적인 것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료에 불임제를 주는 것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피임사료 사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환경단체가 시민으로부터 멀어지는 이유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기 때문이다. 개발이라도 친환경적 개발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협조적일 필요가 있다. 피임제를 살포하는 것이 정서상 안 맞는 일일 수 있지만 잡아 죽이는 것 보다는 낫다.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은 비둘기에게도 손해다.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건 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한정된 땅에 너무 많은 배추가 자라면 솎아주는 게 현명한 대응이다. 비둘기 증식이 많이 되면 경쟁관계가 늘어나면서 과정에서 생태 교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게 됐을 때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사람들로 인해 비둘기가 무분별하게 증가한 만큼 다시 사람들이 나서 더 큰 문제가 발생되기 전에 솎아 줘야한다. 그게 사람과 비둘기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현미·정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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