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의 어린 소년이 올빼미 통해 이야기하는
환경문제와 우리 삶의 모습들


우리는 얼마 전에 태안 기름 유출 사건으로 기업의 이기심과 사고가 난 뒤의 안일함으로 바다가 황폐해지는 것을 보았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그 바다를 집으로 삼아 살던 동물과 식물들이 다른 집을 찾아 떠나 아무도 살지 않는 바다 모습도 보았다. 그리고 그 바다를 다시 살리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

세계야생동물보호헌장을 보면 ‘우리는 자연에 타격을 주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에 대한 책임을 인식시키도록 한다’라고 돼 있는데 이는 야생지(자연)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동네와 지역, 넓게는 지구를 보존하는 것이고 우리의 만족스런 삶도 영위하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는 야생동물과 환경보호라는 주제를 담고 있지만, 작게는 어른들 그리고 거대 기업의 부조리와 이기심을 일깨운 소년들의 용기를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책 표지의 ‘구멍 파는 올빼미’를 매개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환경과 사회 부조리 그리고 그런 부조리를 바로잡으려는 모습을 들려주고 있다. 새끼 올빼미와 어미 올빼미 뒤로 커다란 굴삭기와 공사장 모습은 평화로운 모습의 올빼미 가족에게 큰 일이 닥쳐올 것을 암시하고 있다. 거대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과 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부조리,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전학생이 겪는 불안감, 학교 친구와의 관계, 이웃과 가족 간의 관계 등 만만치 않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올빼미와 두 소년을 통해 변화해 가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희망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인 칼 히어슨이 청소년을 위해 쓴 첫 소설로 풍자적인 위트가 가득하고 선과 악 그리고 플로리다의 뒤틀린 상태를 잘 드러내고 있는데 이 책을 읽을 소년과 어른들에게 자신의 삶과 문제의식,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에 대한 물음과 답을 동시에 던져주고 있다. 수많은 어린이 책 중에서 환경, 사회 부조리, 학교, 가족, 삶의 문제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줄 또 하나의 책이 될 것이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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