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술을 개발하거나 실용화를 위한 예비창업자 또는 창업자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각종 창업지원과 더불어 경영 및 기술지원까지 해주는 곳이 있다.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환경기술진흥원 환경벤처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권성안 센터장을 만나 어떤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무엇보다 자립이 중요
▲ 권성안 센터장
국립환경과학원의 전신인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 2000년 12월 환경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열고, 다음해 7개 업체를 입주시켜 지원에 들어갔다. 이후 환경관리공단을 거쳐 2006년 5월부터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이 관리하게 됐고2, 같은 해 9월 ‘환경벤처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업화 여건이 미흡한 유망 환경신기술 벤처기업의 창업자를 엄선 발굴해 창업에 필요한 종합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성공적인 창업을 일궈내고, 창업 초기 기업들에게 입주공간과 다양한 시설 등을 지원해 자립할 수 있도록 보육하는 것이 환경벤처센터가 하는 주된 일이다.

현재 16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들을 위해 전문 인력에 의한 1인 1사 보육, 투자자금 유치, 국내외 환경전시회 참가 및 기술교류를 통한 판로개척 지원, 특허ㆍ회계ㆍ경영 컨설팅, 전문가 초청 창업경영기술ㆍ경영교육 세미나 개최 등 다채로운 지원 툴(TOOL)을 활용하고 있다.

“입주업체를 잘 지원해서 하루 빨리 나가도록(자립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입주업체 대다수는 사장 1명과 직원 2~3명으로 꾸려나가는 상황이고, 대부분 기술력은 있어도 영업력과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초 환경벤처센터로 자리를 옮긴 권성안 센터장은 당시 입주업체들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와 함께 이들이 하루 빨리 사회에서 기반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창업보육센터에서 환경벤처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권 센터장은 그 이유로 창업보육에만 중점을 두는 것도 중요하나 기존업체를 육성하는 것도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덧붙여 지난해 입주업체 선정시 이들을 동일하게 평가한 후 입주자를 선정했음을 밝혔다.

매니저 전문성 강화
권 센터장 부임 이후 1년 정도가 흐른 지금 큰 변화는 매니저의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는 입주업체들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해 내린 조치로 환경벤처센터의 체계를 일반매니저, 전문매니저, 센터장으로 나눠 각자의 업무에 관련한 전문가 교육을 받도록 한 것이다.

“당초 매니저들의 역할은 단순한 심부름과 중개자 역할 정도였죠. 이를 바꿔 파트별로 입주업체들이 가장 부족한 부분인 법률, 마케팅, R&D 등으로 나눠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도록 해 상담까지 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매니저들의 전문성 강화로 인한 효과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입주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연구개발 자금과 사업자금이지만 관련 정보에 어두워 지원금을 받기에는 난관들이 많았다. 헌데 정부, 환경부, 그리고 중기청 등에서 지원되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필요한 자료와 정보 등을 전문성 있는 매니저들이 적극 나서서 해결해 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입주업체별로 전담 매니저를 둬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라 할 수 있다. 현재 각 매니저들은 각각 5~6개 업체를 담당하고 있고, 항상 전담업체의 현황을 파악해 사전에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단계별 특성화 지원
1년간의 근무 소감을 묻는 질문에 권 센터장은 현실적으로 환경업체들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고 말했다. 더불어 입주업체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에는 내실을 다졌고 올해는 업체들을 창업초기, R&D개발, 상품화, 사업화 단계로 각각 분류해 특성화된 지원을 해 나갈 계획입니다.”

권 센터장은 올해부터 ▷‘창업초기 단계’는 회사의 기본틀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R&D개발 단계’는 지원금에 대한 정보와 지원 노하우를 중점적으로 상담하고 ▷‘상품화 단계’는 마케팅 분야를 적극 지원하며 ▷‘사업화 단계’의 경우 국내뿐만이 아닌 해외진출까지 가능한 업체를 상대로 국제전시회를 참가하도록 하는 등의 지원에 힘쓸 예정이라며 특성화된 지원에 대해 설명했다.

입주업체 두각 드러내
환경 분야 중 업체들이 가장 많은 분야는 수처리 분야이다. 환경벤처센터 역시 수처리 관련업체들이 가장 많이 입주해 있다. 수질, 대기, 폐기물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입주해 있으며 특이한 것은 이 속에 환경교육과 관련해 환경애니메이션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업체도 있다는 점이다.

“환경교육 업체에서 개발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인터넷 검색창인 ‘다음’에서 무료로 다운받는 건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또 수도관 갱생 관련업체는 오는 4월부터 사업화에 돌입할 예정이구요.”

환경벤처센터에 입주한 업체들 중에는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이 있다. 수도관 갱생 관련업체는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간다. 권 센터장에 따르면 특수와이어를 장착한 전동장치를 이용해 수도배관 내 녹과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술력을 가진 이 업체는 현재 전국에 대리점 50곳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 상압 플라즈마를 이용한 환경친화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지난해 이미 삼성전자에 제품을 일부 납품했고, 올해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나이키’에도 납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 아직까지 학계에선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EM(유용한 미생물)’이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특허를 획득한 업체의 경우 악취제거와 항산화작용의 효과까지 있다고 알려져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활용도가 예상되고 있다. 권 센터장은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기술력은 유망하다고 보지만 영업력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죠. 대다수가 기술자들이라 마케팅이 약합니다. 이 부분을 도와준다면 잘 될 것이라 봅니다. (환경벤처)센터에서는 마케팅이 부족한 업체를 위해 매달 기술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성공한 환경분야 CEO와의 간담회를 열고 있습니다.”

지원업무 서울시로 확대
올해부터 환경벤처센터의 지원 대상 범위를 입주업체에서 서울시 소재 환경산업체로 확대했다. 따라서 서울시 관내 업체가 지원을 원할 경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볼 때 지원 대상을 서울시로 확대한 것은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권 센터장은 또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곳인 만큼 ‘원칙을 철저히 지키라’는 운영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업무를 하다보면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이고 그때마다 방침을 달리하면 오해와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원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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