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아름다움과 꾸밈없음, 정직함의 상징

‘캐시(cache)’라는 말은 숲에 사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식량이나 연장 등 중요한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은닉처를 말한다. 캐시 호수는 말하자면 삶에서 최고의 순간, 가장 소중한 기억이 축적돼 있는 곳,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게끔 확신과 만족감을 고이 담아둔 곳이다.

누구에게나 캐시 호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왕복 4차선 고속도로 옆에서는 찾을 수 없을 테고 그곳까지 가는 쉽고 눈에 띄는 길도 없을 것이다. 정말 찾아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면 문명의 손길과 소리가 미치지 않는 곳, 조용하고 맑고 꾸밈이 없는 곳일 것이다. 무얼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면 보고도 지나쳐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캐시 호수는 변하지 않는다. 고요하고 멀리 떨어져 있고,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 그곳은 북쪽 지방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꾸밈없음, 정직함의 상징으로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영원한 곳으로 계속 존재한다.

도시에 틀어박혀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계절이 순환하는 동안 자연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감하지 못하는 법이다. 이 책의 단순하기 그지없는 철학, 삶에서 최선을 얻으려는 사고방식은 현대 문명사회에서 빠르고 힘겹게 살면서 느끼는 긴장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과제를 직접 해보면서 손기술을 발달시키는 기쁨과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또한 캐시 호수 주변의 오솔길과 물길을 따라가며 그 정신에 취하고 그곳의 삶의 온기를 느끼는 즐거움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