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실시된 기후연구결과 지구의 열대지방 지대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수백 마일 정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반건조지대의 날씨가 더 더워진다는 의미다.

지리학적으로 열대지역은 지구의 중심부를 따라 분포하는 지역이다. 북회귀선(Tropic of Cancer)인 미국의 마이애미 바로 아래에서부터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인 호주 절반 정도까지다.

지리학상으로는 지구의 4분의 1 정도가 열대지역이라는 의미며 이 지역은 뜨겁고 수증기가 많아 습하지만 또한 지독한 사막이 분포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렇지만 기상학자들에겐 열대지역은 장기간의 기후로 정의된다. 대기에 어떤 현상이 발생하느냐로 지역 구분을 한다는 의미다. 최근 연구를 보면 열대 대기의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최근 실린 연구에서는 날씨 정의를 사용해서 열대지역이 예상된 것보다 남ㆍ북극쪽으로 확대돼 있는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보다 건조한 날씨가 열대지역 가장자리까지 이동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개 서로 다른 기상장비를 사용한 본 연구는 1979년에 비해 열대대기벨트가 어떤 지역에서는 위도 2~4.8도 확대된 것을 확인했다. 즉 남-북방향으로 140마일에서 330마일로 팽창했다는 것이다(225㎞에서 530㎞로 확대).

열대벨트를 확인하는 주요한 인자는 저위도 환류(hadley circulation)다. 주요 바람이 수평 및 수직으로 흐르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수평방향으로 부는 바람을 무역풍이라 부른다. 이 저위도 환류는 강우지역에 습기를 몰고 오며 동시에 열대지역 끝자락의 건조지역은 더욱 건조하게 한다. 이 바람이 수십 년 전에 비해 더 넓은 지역을 순환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상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열대지역의 확대만이 아니다. 이들은 대기중 오존의 양, 저층대기의 두께, 열대지역 가장자리 대기건조 수준을 측정함으로써 열대지역 조건이 만족되는 지역이 증가했다는 것을 밝혔다.

기후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21세기 말까지 열대벨트가 점차 확대되는 장기 예측을 실시했다.

그렇지만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Silver Spring)에 있는 미 국가해양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연구소 기상학자 다이언 시델(Dian Seidel)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처음에 예측했던 것보다 더 광범위하고 더 종잡을 수 없는 변화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그녀는 “이건 정말 큰 변화이다”라고 말하고 “변화를 해석하기가 약간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박사는 열대지역 확대가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이를 증명할 방법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시델 박사는 무엇이 열대벨트 확대의 원인인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장 그럴듯한 해석은 지구온난화이지만 다른 원인으로는 오존층이 줄어드는 것, 엘니뇨(El Niño) 현상의 변화,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주기적 날씨현상 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기후학자들은 연구 결과에 대해서 그 함의를 서로 다르게 해석한다. 왜냐면 기후모형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극적으로 변화가 발생한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대(Columbia University) 라몬트-도허티 지구연구소(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 리처드 시거(Richard Seager) 박사는 1970년 이후로 발생한 엘니뇨의 변화가 아마 가장 큰 원인일 것이며 열대지역의 무시무시한 팽창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빅토리아대(University of Victoria)와 앤드류 위버(Andrew Weaver) 박사 그리고 리처드 소머빌(Richard Somerville)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박사는 시델 박사의 연구 논리가 맞으며 컴퓨터 모델은 일관성 있게 지구온난화의 악영향을 과소평가해왔다고 말했다.

위버 박사는 “여러분이 지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때마다 지구는 기후모델이 예측한 것보다 항상 훨씬 더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위버 박사와 시델 박사는 모두 가장 큰 문제는 열대지방 주변에 있는 건조지역이 더 건조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곳은 미국 남서부, 지중해 일부와 호주 남부 일대다.

위버 박사는 “여러분은 열대 정글을 늘리고 있는 게 아니다. 대신 사막화지역을 더 만들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태형 기자ㆍ자료=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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