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江, 진주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가 강(江)을 중심으로 생겨났듯이 진주도 남강(南 江)을 중심으로 천년의 세월 동안 삶의 터전을 일궈왔다. 이른바 남강은 녹지를 비롯한 생태계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회,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진주 최고의 경쟁력이자 브랜드 파워였던 것이다.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강 인프라 구축을 통한 진주의 새로운 브랜드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도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다. 람사르 총회를 앞두고 제기되고 있는 ‘환경은 이제 브랜드이다’라는 인식은 향후 진주의 도시 이미지를 결정짓고 지배하는 화두가 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남강 친 자연형 하천조성사업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하천 생태계의 자연 복원과 생태습지 보전을 통해 살아 숨쉬는 남강 만들기라는 사업 취지와 7년간에 걸친 사업의 결과물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친자연형으로 조성된 진주남강변


가슴 속 정겨운 강으로 되돌아 와
진주시는 지난 2002년 환경부로부터 수질개선 사업자금을 지원받아 남강변의 콘크리트로 된 호안블럭을 걷어 내고 사람과 자연이 조화되는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7년이 흐른 2008년 봄 이제 남강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진주시는 남강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1단계 사업으로 지난 2002년 말부터 11억2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주약동 금호 아파트 앞 남강둔치 호안 정비와 뒤벼리 수목식재, 진양교 상류 저수호안 조성, 나불천 가좌천 합류부 환경정비공사를 2004년 4월 완료했다.

이와 함께 2단계 사업으로 91억원을 들여 하상도로 철거 및 주차장 정비, 신무림제지 앞 및 남강댐 하류에 생태습지원 조성, 저수호안 정비, 남강둔치 호안 정비, 하천바닥 준설사업 등을 마무리했다.

특히 진주교와 동방호텔 구간의 하천 둔치 일방통행로를 제방 안쪽으로 옮기고 도로 확장개설, 촉석문에서 진주교 구간 및 동방호텔 앞 주차장, 망경동 둔치를 생태블럭으로 정비했다.

이 외에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강변쪽으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차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멱을 감고 빨래를 하며 그 물을 길러다 먹었으며 온갖 물고기들이 함께 공존했던 남강이 산업화와 도시화로 그 기능을 잃은지 무려 30년이 흐른 지금 옛날 우리 가슴 속에 묻혀 있던 정겨운 남강으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새 봄 맞아 자연의 향취 물씬 풍겨
새 봄을 맞은 남강변이 몰라보게 변하고 있다. 돌틈 새에는 창포 등 각종 수생식물들이 자라나 자연의 향취를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꽃들도 이제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어 완연한 봄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남강변에 부쩍 강태공들이 몰려드는 까닭은 남강에 되돌아 온 고기들 때문이기도 하다.

남강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이 물속에서 피어난 식물들을 바라보며 새삼 남강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제 남강은 물이 탁하고 냄새나는 그런 곳이 아니라 일상에 찌든 때를 벗겨낼 수 있는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상평동 무림페이퍼 앞과 남강댐 하류에는 오염된 퇴적 오니를 걷어 내고 생태습지원을 조정했다. 이 생태 습지원은 앞으로 진주시민들과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좋은 학습장으로 자리할 것이다.

더불어 진양호 댐과 판문천에는 자연을 이용한 생태습지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이 역시 앞으로 진주시민들이 남강의 아름다움과 자연을 알게 되는 소중한 장소가 되리라 믿는다.

더 악화되지 않게 우리가 나서야
남강이 자연으로 돌아왔다. 진주 시민들이 남강변을 거닐며 돌틈새에 자라난 식물들과 대화를 하고 한결 깨끗해진 남강을 벗삼으며 남강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그런 시간이 올 것이다.

아무리 돈을 써서 꾸미고 가리고 땜질해도 없어진 강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 조차 없다면 산업화와 도시화에 황폐해진 남강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단지 지금의 남강이 더욱 악화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중요한 의무이다. 이번 남강 생태하천조성사업이 가지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

이제 남강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비록 이번 사업으로 100% 예전의 남강으로 되돌아 가지는 못하겠지만 30만 진주시민들이 ‘우리가 노력하면 예전의 남강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봄을 맞은 지금 남강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남강을 벗삼아 아름다운 진주를 만끽하고 있다. 남강변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이 있는 한 남강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남강은 예나 지금이나 천년 진주를 이끌어 온 진주 최고의 브랜드이자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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