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게리 폴 나브한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지금까지 애리조나 사막을 비롯한 북아메리카의 여러 사막 지역에 살면서 자연과 문화를 접목시킨 새로운 학문인 민속 생물학을 주도해 왔다. 그는 야생종 씨앗 찾기 연구소의 공동 창립자이자 애리조나주 소노라사막박물관의 과학 자문 위원장이며, 불모지연구위원회의 연구위원으로 평생을 사막 지역의 생명 다양성 연구와 생태 운동에 바쳐왔다.

사진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생태 운동가인 스티븐 트림블은 미 서부의 광활한 야생 지역을 생생한 사진으로 담는 데 평생을 바쳐 왔다. 특히 미국 남서부 지역의 인디언들에 대한 그의 사진들은 ‘우리 시대 인디언들의 역사를 담은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오랜 세월을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두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자연에 대한 잔잔한 명상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자연은 도심의 공원이나 집 주변 따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원이나 풀밭 등이 아니라 인간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야생을 말한다. 그런 장소에서야 아이들이 비로소 “고드름에 뚫린 작은 구멍들을 들여다보거나 개미들을 관찰하고, 땅에 등을 대고 누워 흘러가는 구름이나 날아가는 새들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아이들이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은 미 대륙 서부의 광활한 야생 지역을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담담한 묘사를 통해 각종 동물들, 새들, 식물들뿐만 아니라 산과 들과 강에 대한 우리의 오랜 애정을 되살리려고 애쓴다. 웅장한 자연 경관을 보여주려고 끝없이 펼쳐지는 계곡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여행에서 결국 아이들은 거대하고 멋진 광경보다는 주변에서 직접 볼 수 있고 잡은 수 있는 작은 나뭇잎, 도마뱀, 돌멩이에 더 관심을 보이고 더 자연을 깊이 느낀다는 이야기나 뻔히 알면서도 지도 찾기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길을 묻곤 하셨던 아버지와 함께 황무지를 여행하던 추억 등 그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되살아나는 저자들의 개인적인 일화들은 마음을 찡하게 할 만큼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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