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 12일 프랑스 미요시에 건설중이던 맥도날드 매장이 시민과 농민들에 의해 해체됐다. 유럽연합이 성장 촉진제로 키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거부하자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유럽의 농산물 일부에 고율의 보복 관세를 매겨 사실상 수입 금지 조치를 취했다.

그 중에는 미요시의 특산물인 로크로프(양젖으로 만든 치즈)도 포함돼 있었다. 농민들은 이에 대해 정부에 항의하지만 프랑스 정부와 유럽연합은 무기력했다. 결국 시민과 농민들은 나쁜 먹거리를 강요하는 미국과 일방적인 자유 무역을 요구하는 WTO에 대한 저항의 몸짓으로 그 지역의 맥도날드 매장을 해체하게 된다.

그런데 사법 기관의 과잉 대응이 여론의 반응을 증폭시킨다. 맥도날드 매장 해체 행위에는 시민과 농민들이 함께 참여했지만 농민 다섯 명만 구속되었고 또 약간의 해체 행위에 대해 100만 프랑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면서 농민들의 탄압을 정당화하려 했다. 그렇지만 결국 이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농민연맹’을 탄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조제 보베도 그렇게 해서 구속된다.

법원은 보석금을 지불하고 석방할 것을 결정하지만 조제 보베는 조합의 자유는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며 조건부 석방을 거부한다. 이때부터 미요의 맥도날드 매장 해체 행위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파급돼 나가는데, 이는 나쁜 먹거리와 미국의 일방적 세계화에 맞선 농민들의 행동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전세계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요의 맥도날드 해체 행위는 그해 11월 말 시애틀에서 열린 WTO 회담을 무산시키며 시민 운동의 저항을 촉발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세계화를 상징하는 맥도날드 해체 행위로부터 시애틀의 저항 운동까지 그 중심에 있었던 두 농부를 통해 나쁜 먹거리를 만들어내게 하는 경제적 메커니즘과 또 이런 것을 전세계적으로 강요하는 미국과 WTO 체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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