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증대로 사회전체 행복률 증가 없어
신자유주의 넘어설 대안적 가능성 제안


시장이란 가격을 매개로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을 말하는 자본주의의 핵심원리다. 그리고 생산해 낸 수많은 상품들이 적절한 수요와 공급을 이루며 그에 맞게 가격이 저절로 최적화되고,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사이의 상충된 이해가 조화를 이루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자본주의의 구동장치다. 모를 사람이 없는 얘기지만 이것을 가리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 이라는 희대의 표현을 쓰지 않았는가. 어쨌든 그의 책이 발간된 1776년부터 서양이 동양을 확실하게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말할 만큼 그의 사상은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보편적 경제원리가 됐다. 과연 이런 만고불변의 경제원리가 지금도 절대적일까?

저자는 물질적 풍요와 행복사이의 관계에 대한 유일한 분석방법으로 본문에서는 이스털린의 연구를 패러독스(역설)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예외 없이 모든 나라 모든 지역에서 소득수준과 개인이 느끼는 행복사이에는 비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는 국민소득이 증가한다고 해서 행복하게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증가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시장과 시장의 원리에 대한 문제를 본격적이고도 포괄적으로 다룬 교양서다. 민주주의, 자유, 도덕성, 사회의 위기, 행복 등등과 관련지어 6가지 물음으로 전개되는 이 책은 시장의 현상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 전반에 대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경제 자체의 진단뿐만 아니라 환경문제, 인간의 장기 거래, 성매매 등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자본논리를 깊숙이 해부한다.

본문은 시장은 진정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가, 왜 사람들은 시장의 원리를 싫어하는가, 시장의 팽창이 과연 현대 사회의 위기를 초래하는가 등 자본주의 시장에 대해 궁금증을 제기할 만한 6가지 질문에 대한 토론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시장이 인간을 행복하게도, 진정으로 자유롭게도 만들지 못하고 인간사회의 공동체적 조건을 파괴하는 신자유주의 사회라 정의하며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적 가능성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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