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TV나 신문 등 언론 매체를 통해서 어려운 사람을 남몰래 몇년 동안 돕는 분들이나 양로원, 고아원을 매주 방문해서 봉사하는 분들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 자신이 직접 그 대상자가 아닌 제 3자로써 지켜봐 왔었기에 봉사라는 두 글자의 의미를 마음속 깊이 느낄 수는 없었다. 단지 봉사하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거라는 편협된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봉사라는 두 글자가 주는 의미를 새롭게 깨닫기 시작한 건 우리 공사에 입사하고부터인 것 같다. 우리공사에는 물사랑나눔단이라는 사내 봉사단체가 있는데 임직원들의 월급에서 매달 일정부분을 기금으로 적립해서 독거노인, 생활보호대상자, 소년소녀 가장 등 사회 소외계층들 지원 및 지역 문화행사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특히 매년 봄과 가을에 댐 주변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농촌기술봉사활동을 실시해오고 있다. 매번 봉사활동을 하면서 독거노인이나 생활보호대상자 등 소외계층들에게 필요한 건 물질적인 지원보다는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그들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어깨를 주물러 드리거나 잠시나마 말 친구가 돼 드릴 때 어르신 눈시울이 어느 새 빨개져 있는 걸 보면서 물질적이고 금전적인 지원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진정으로 이 분들이 원하는 건 인간적인 교감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올 봄 기술봉사활동을 간 사천시 곤명면 소재마을에서 전기, 수도, 농기계분야 기술봉사 외에 지역 미용봉사단체와 함께 이ㆍ미용 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농번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오셨다. 염색과 파마, 커트로 한층 젊어진 외모에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더운 날씨에 조금은 지쳐있던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의 얼굴로 어느 새 웃음이 번져갔다.

봉사활동을 처음 할 때는 ‘내가 돕고 있다’라고 생각했었지만 횟수가 더해 갈수록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지금은 오히려 ‘받은 게 더 많다’는 생각에 어르신들 얼굴을 떠올릴 때면 내 자신이 더 행복해지곤 한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도 주위에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과 더불어 가지는 즐거움보다 나누는 정을 통해 인간미가 넘치는 살 맛 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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