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국립대 총학생회장이 박성효 대전시장을 움직여 일만 학우의 민원을 해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0일 한밭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유영문(29) 총학생회장이 지난 4월 말 박 시장에게 한 통의 전자우편을 보냈다.

지난해 9월 신축된 3000명 규모의 생활관(기숙사)과 캠퍼스 간 700여m의 이동도로가 비포장 상태여서 소형차 한 대만 지나가도 자욱하게 흙먼지가 발생한다는 하소연이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호흡기질환을 호소할 정도라는 것이다.

유 학생회장은 전자우편을 통해 “대전을 위해 큰 일 하시기에 바쁘겠지만 일만 학우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결해 달라. 저도 학생들을 위해 실천하고 고민하는 총학생회장이 되겠다”고 썼다.

편지를 읽은 박 시장은 시 관계부서에 사업타당성 조사를 지시했으나 전기ㆍ통신관, 열공급관로 등 지하매설물 설치가 2009년 하반기 완료 예정이어서 도로포장은 2010년 5월이나 돼야 가능하다는 게 사업부서의 설명이었다.

이에 박 시장은 관계 공무원에게 현장 점검을 다녀올 것을 재차 지시했고 임시통행로의 비포장 장기화로 보행불편 및 생활 공해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고 받았다.
박 시장은 학하지구 자체사업비에서 소요 예산 1억원을 마련해 임시포장 공사에 착수토록 했고 선(先)포장 후 관로매설이 불가능한 일부를 제외하고 민원제기 한 달 만에 포장도로를 완공했다.

유 학생회장은 “지방행정이 꽉 막혀있을 줄 알았는데 관계공무원으로부터 지하매설물 공사에도 불구하고 임시포장을 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는 생각을 달리하게 됐다”며 “특히 학생들의 불편을 깊이 고민해 준 박성효 시장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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