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의 창궐로 철새도래지 관광자원화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경상북도 구미시는 AI가 올해 전국적으로 창궐하고 이로 인해 도민체전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주민들이 AI 발생을 우려해 관광자원화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어 사업무산 또는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미시는 올 들어 우리나라의 대표적 철새 도래지 중 한 곳인 해평면 낙산리 낙동강변 일대를 세계적인 탐조(探鳥) 관광벨트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와 환경단체 등은 일대 습지를 세계 습지보호협약인 ‘람사르협약’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11년까지 총 250억원을 들여 매년 겨울철이면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세계적 희귀 조류인 흑두루미 등 각종 철새 1만5000여 마리가 찾고 있는 해평습지(760㏊)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탐조시설 3개와 두루미 종(種) 복원센터, 두루미 생태공원, 두루미 문화 체험관, 두루미 박물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같은 구미시의 계획에 대해 해평습지 부근 해평, 산동, 도개면과 고아, 선산읍 일대 주민들은 최근 들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구미시의 습지 관광자원화 움직임에 대해 지역개발저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으나 올해 AI 창궐로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주민들은 “최근 방역당국이 AI 바이러스의 유입 경로를 철새로 결론을 내린 만큼 시가 추진 중인 해평습지 람사르 등록 등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민들은 시가 철새 관련 각종 사업을 강행할 경우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해평습지반대추진위원회 최비도(57) 위원장은 “철새 보호로 AI가 발생해 사람과 동물이 감염된다면 누가 책임지겠는가”라며 “지난달 말로 조수보호구역 지정기간이 끝난 해평습지에 대한 재지정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구미=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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