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인천공항 입국장 2층 통로에 설치한 2m 높이의 12지신 석상 20여 점이 논란을 빚고 있다.

12지신 석상은 뱀, 용, 쥐 등 12개 짐승의 머리에 사람의 몸 형태를 부조한 것으로 현대식 공항 건물 내부 통로에 일렬로 늘어서 있어 기괴한 느낌을 준다는 지적이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국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공공장소에 국가 예산을 들여 ‘전통문화’ 소개라는 명목으로 주술적인 의미를 담은 12지신상을 설치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태도”라며 “뱀이나 용 등 섬뜩한 느낌을 주는 12지신상을 조속한 시일 내 철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조기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교육국장은 “인천공항은 하루에도 수만명씩 세계 각국의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라며 “우리나라의 관문인 공항에 전설과 주술적 의미를 담은 석상을 고정 설치한 것은 국가 홍보는 물론 전시의 기본도 모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공항측은 “한국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설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나아가기 위해 문화가 깃든 공항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탑승동에는 한국문화체험관을 만들고 입국장에는 유물 전시를 하며 여객터미널에는 전통문화체험관과 전통공예전시관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남중순 인청공항 고객지원팀장은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의 협조를 얻어 석조각 공예가 이재순씨에게 의뢰 제작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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