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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
밀턴케인스 사례에서 본 공적역할 강화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을 방문할 때마다 친환경 인증상품 코너와 그 곳을 즐겨 이용하는 고객들의 모습을 쉽게 본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식품의 영역뿐만 아니라 이제 교통, 건축, 제조업 등 산업의 전 분야에 걸쳐 환경의 문제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는 느낌이다. 사업영역이 환경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기업에서도 간접적인 사회공헌활동의 형태로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환경경영은 이제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업의 필수요소이자 사회의 핵심가치로 등장했다.

최근 국토개발의 영역에서도 환경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발은 곧 환경파괴라는 기존 공식을 깨는 ‘환경을 살리는 윈윈(Win-Win) 국토개발’이 공영개발의 한 패러다임으로 뜨고 있다. 이러한 때 영국의 밀턴케인스 신도시는 어떻게 정부와 공공기관 그리고 비정부기구(NGO)가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개발의 선진사례를 구축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음미해 볼만 하다.

영국정부의 32개 신도시 중 하나인 밀턴케인스는 생태도시 완성까지 총 30여 년이 걸렸다. 저지대 구릉지대에 울창한 숲과 맑은 호수가 자리잡은 본래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도시를 건설하다보니 개발기간의 장기화는 불가피했고 자투리땅이 많이 생기는 등 토지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경제의 영역에서 불가능한 친환경도시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영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밀턴케인스 개발공사(MKDC)로의 전권위임과 주도적 역할 덕분이었다. 그 결과 도시개발에 따른 투기와 가격급등이 효과적으로 차단될 수 있었고, 개발과정에서 주민 참여를 활성화해 관 주도 개발에 따른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밀턴케인스 주민들이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에서 최고 수준의 삶의 질을 누리게 된 것은 그 자연스런 열매이다.

최근 효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새정부 정책기조 아래서 개발분야에서의 민간섹터의 역할 강화가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개발의 비가역성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국토개발의 경쟁체계 속에서 지켜져야 할 제일 큰 가치는 장기적 국토이용의 효율성이며 이와 함께 그 터전 위에서 살고 생산하고 즐겨야 할 국민복지 관점이어야 한다고 본다.

두꺼비 서식지인 청주 산남지구 내 ‘원흥이 방죽’의 보존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국토지공사와 시민단체 간의 갈등과 합의는 환경보전을 위한 공영개발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을만하다. 청주 구룡산에 집단 서식하는 두꺼비들이 봄마다 내려와 산란하는 곳이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했으나 공기관과 시민단체의 합의로 대체 산란지를 포함한 대규모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두꺼비 이동통로를 확보하도록 해결된 것이다.
‘함께 살고 싶은 U-City’ 구현을 위해 토지공사가 행하는 G-Zone(김포 Gimpo, 친환경 Green의 G) 조성사업은 다른 예로써 이곳에는 높은 생태가치를 가진 U-에코센터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 외 순환골재(하남풍산), 재생고무블록(파주교하) 등 친환경 자재 사용, 실개천 물순환시스템 도입(하남풍산) 등 토공에서 행하는 환경친화적 개발방식 사례들을 볼 때 비록 외국의 선진사례보다는 늦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 밀턴케인스’와 같은 신도시를 멀지 않아 만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종현  miss0407@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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