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걱정할까봐 신분 밝히지 못했다" 밝혀

세무서 직원이 타 업체를 사칭하다 틀통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도 여주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박모씨가 본사로 한통의 제보를 줬다.
박모씨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 그의 병원으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으며 전화를 건 상대는 도메인업체 K사라면서 그 업체로부터“작명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제보자 박모씨 부인은 “예전에 이용했는데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다”며 “기존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자 전화를 건 이가 얼버무리며 질문에 대답을 못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요즘 전화사기가 많아 느낌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발신지를 확인했더니 바로‘서울 역삼세무서 조사과’로 나와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를 건 담당자에게 “왜 관공서에서 k업체를 사칭해 사기를 치느냐"고 따졌더니 “어쩔 수 없다”는 어설픈 변명을 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요즘 지능적인 전화 사기가 많아 국민들이 시달리고 있는데 아무리 공무라고 하지만 세무서에서 시민에게 거짓 전화를 해도 되느냐”고 분노했다. 박씨는 이에 더해 “여러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전화를 했다”고 세무서 담당자가 실토해 더 어이가 없었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6월 26일 역삼세무서장, 조사과 과장이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한다.

같은 날 세무서 직원 두명이 여주까지 찾아와 “용서해달라, 죄송하다”하면서 “너무한다. 별것 아닌 일로 너무한다, 공직에서 잘린다, 멀리서 왔는데 봐줘야 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한다.

박씨가 할말 없으니 돌아가라고 하자 세무서 직원은 “식사나 하자”고 해 박씨는 “이런 일로 만나서 밥먹으면 맛있게 먹겠느냐”했더니 직원 두사람은 “배고프니 밥부터 먹고 이야기 하자”고 한사코 밥을 먹자고 권유했다고 한다.

두 직원은 밥먹자고 해놓고 술까지 시켜서 술을 권해 거절했으나 두 직원은 술을 마시면서 계속해서 봐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또 “요즘 세무공무원들은 민원처리하러 와서 술먹고 민원처리하느냐”면서 “세무관련 조사를 핑계로 기업을 사칭해 국민들에게 거짓전화 하는게 정상적인 공무인지 국세청장에게 묻고 싶다”고 분개했다.

한편 27일 역삼세무서장은 답변을 통해 “직원이 조사와 관련 타 업체 직원을 빙자 전화한데 대해 사죄한다”면서 “사실 그대로 설명을 드리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불구 저희 직원이 세무조사와 관련해 전화하면 혹시 ‘내가 무슨 잘못한 것이 있나’하고 걱정할까봐 신분을 숨겼다“고 밝혔다.

서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중 문책과 철저히 교육시키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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