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경제 실현 위한 국민 공감대 필요
고갈위기 우라늄 언제까지 값싼 자원인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원자력발전이 또 사람 잡는 무기로 둔갑했다. 7월 23일 프랑스 남부 지역 트리카스탱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돼 직원 100여 명이 피폭당했다. 한국이 1978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원자력발전을 도입한지 올해로 30년이 되는 해이다. 관련기관에서는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경제성과 저탄소경제를 실현할 대안에너지라고 광고하고 있다. 1㎾의 전기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따져보면 석유가 117원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원자력은 3분의 1 수준인 39.4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기후변화의 주범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도 석탄의 100분의 1, 차세대 대체에너지로 불리고 있는 태양광 발전과 비교해도 5분의 1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업계의 주장대로라면 세계 6위의 원자력 발전 국가, 국내 총 발전량의 36%를 차지하는 한국은 탄소배출에 대해 매우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한국이 주장하는 우라늄이 사실은 이산화탄소 절감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데 뼈아픈 진실이 묻어 있다. 화석연료인 우라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우라늄 채취 과정에서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검출된다. 또한 원자력발전은 이번 프랑스 트리카스탱 원전과 같은 치명적 사고위험성뿐만이 아니라 방사성폐기물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우리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후손에게 수천 년을 이어 보관의 의무를 지울 방사성폐기물의 해법은 없다.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환경운동연합이 주최한 '원자력이 고유가의 대안인가?' 발표에서 에너지효율성이나 기술 혁신 유인 측면에서 볼 때 값싼 전기의 공급이 과연 장기적으로 바람직한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전부지 확보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사회적 수용성,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2016년이면 사용 후 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정부가 그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약 7조원 규모의 원전폐로비용충당금이 부채로 남는데 이런 간접비용을 감안했을 때 과연 원자력이 경제성이 높은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오는 2016년까지 원자로 8기를 추가 건설해 발전량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가동중인 20기, 건설 및 계획중인 8기를 합치면 최대 40기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는 셈이다. 한국정부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지와 비전이 어느 정도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대안 없는 비판은 무의미하다. 원전을 통해 경제부흥을 이룩했던 나라들이 하나둘 원자력 폐쇄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 사회의 앞으로의 발전방식은 높은 발전단가를 감내하는 신재생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이다. 높은 전기요금을 감내하고라도 저탄소경제를 이룩하겠다는 공감대가 한국 국민에게도 필요하다. 발전단가에 부합하는 요금 현실화 등은 우리사회의 에너지 다변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부의 원자력발전소 확대계획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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