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관리업무 별도의 독립기구 신설 주장
관세청자료 '중국산 분유 국내유입' 공포확산


화공 원료인 멜라민이 든 분유가 중국 전역을 식품공포에 몰아 가는 가운데 관세청 통계자료상 국내에도 중국산 조제분유 7000여 톤이 수입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강기갑 의원 측 국감자료에 따르면 멜라민 분유 피해자가 중국을 넘어 아시아권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중국산 조제분유 수입 통계자료와 관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원, 관세청에서는 어떠한 사실확인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무사안일한 대응방식을 지적했다.

현재까지 중국 위생부가 밝힌 멜라민 분유 피해자는 5만5000여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 중 104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9일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와 올해 중국으로부터 분유나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은 수입된 적이 없기 때문에 국내 유통중인 유제품에 대하여는 안전하다”는 발표 직후에 나온 결과로 정부의 식품안전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파문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주중 한국대사관 역시 언론보도를 통해 "중국에서 원유에 멜라민을 넣기 시작한 2007년 이후 한국이 수입한 우유나 분유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 들여온 조제분유(HSK1901.10.1010) 7000여 톤이 이미 시중에 유통됐을 경우 인스턴트 커피, 밀크티, 사탕, 아이스크림 등에서 식품 성분 원료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어 국내 소비자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멜라민 성분으로 인한 신장결석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아시아권 전역에 걸쳐 멜라민이 검출된 유제품도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이미 대만에서는 커피 크림이 들어간 인스턴트커피와 밀크티 등 8가지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홍콩에서도 세계적 브랜드인 스위스의 네슬레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생산한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 싱가포르 농업식품수의국은 상하이서 만들어진 사탕에서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수입 및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번 통계청 자료에 따른 조제분유 수입 의혹과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분유수입을 관리하는 기관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식약청에서 내부자료를 검토한 바 조제분유 수입은 없었다. 관세청 수입통계자료가 당황스럽지만 미리 확인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한다”며 관세청으로부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초자료를 넘겨받아 정확하게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기갑 의원은 “이번 결과는 정부의 식품안전사고에 대한 위기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로 조속히 중국산 조제분유 수입 관련 통계자료의 세부내용을 확인해 관련제품 유통금지 등의 긴급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현재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식품안전관리업무를 별도의 독립된 기관으로 통합 관리할 필요가 절실하다며, 별도의 식품안전처 설립이나 최소한 식품안전위원회의 독립기구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재형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