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주도로 창설된 WTA(세계과학도시연합)가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개최한 제6회 총회가 규모에서도 성과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WTA 회원 및 관계자, 자매도시, 국제기구 대표단, 외교사절, 유관기관 등 40여 개국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9~1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창조도시를 향하여’를 주제로 열린 제6회 WTA총회는 대전으로서는 무엇보다 경제총회였다.

세계에서 유일한 지방정부 주도의 국제기구를 보유한 만큼 도시 간 교류협력에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박성효 대전시장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WTA총회가 비즈니스 창출의 장으로 확대된 것.

실제 박 시장은 지난 9일 대전시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호주 브리스번 간 광섬유 광역통신망(FTTH)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ETRI는 브리스번의 연구소 및 기업들과 ‘워킹 그룹'(working group)을 구성해 브리스번의 광역통신망 구축에 나서게 된다. 이는 대전시가 주도해 대덕특구 내 출연연의 첨단 연구기술 성과를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가 됐다.
ETRI는 기술이전 방식과 사업 참여 및 규모에 따라 최대 100억 원 이상의 IT기술 해외수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20여 개 지역 우수업체의 첨단기술을 전시하는 기업홍보관이 운영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국내 외국인투자기업 CEO, 외국대사관 등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투지유치 설명회가 열렸다.

특히 시는 투자유치설명회를 통해 대덕특구의 우수한 과학기술 인프라를 홍보하고, 내년 1월부터 공급하는 대덕R&D특구 I·II 단계 228만㎡ 조성 및 II단계 지구 내 33만㎡의 외국인 투자지역 조성계획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개별 기업들에게도 이번 WTA총회는 비즈니스 확대의 호기였다.

내년 1월부터 공급되는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에 둥지를 틀 예정인 두산중공업은 두바이, 바레인, 요르단 등 중동국가를 대상으로 담수프로젝트에 대해 계룡건설은 중동·아프리카 회원을 상대로 도시개발 및 산업단지 개발설명회를 각각 가졌다.
실제 시는 WTA와 UNESCO협력사업으로 이집트 무바라크와 아프리카 케냐 등의 과학단지 건설을 추진중이며, 나이지리아 베누에주에서도 SOC건설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스마트 원자로 설명회를 통해 국내 원자력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선진국의 첨단기술 수출과 후진국의 구매를 통한 WTA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가담했다.

이번 총회를 통해 대전이 세계 과학도시의 리더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진 것도 막대한 성과다.

총회 기간 중 박성효 시장은 WTA회장 자격으로 베트남 호앙손 엔귀엔 빈증성
장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개브리얼 수스완 베누에주지사, 폴란드 지그문 프랑키빅 글리뷔체시장, 대만 중처린 신추시장 등의 접견을 받고 과학도시 간 교류와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시와는 시범과학단지 건설에 지역건설업체가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으며 나이지리아 베누에주와는 SOS건설, 기계, 의료장비, 소형인공위성 수출 등 해외시장개척의 물꼬를 텄다.

이 밖에 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스웨덴 웁살라 등 첨단의료산업도시들과 ‘글로벌 바이오넷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지역 최대현안인 첨복단지 유치에 WTA를 기반으로 한 외교력을 발휘했다.

박성효 대전시장(WTA 회장)은 “10개국 23개 회원으로 출발한 WTA가 10년이 흐른 지금 31개국 67개 회원으로 양적·질적 팽창을 거듭해왔다”며 “이번 대전총회는 과학도시 간 교류협력을 넘어 기업 간 교류를 통한 비즈니스 협력 시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총회에서 WTA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기념패를 받은 영국 써레이 연구단지 말콤 파리(Malcolm Parry) 박사는 “이번 대전총회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회고하고 과학기술 교류를 통해 인류 공동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제7회 WTA총회 개최지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축과학단지가 소재한 신추시로 결정됐으며, 제8회 WTA총회 개최지는 대륙별 순회원칙에 의해 폴란드 글리뷔체시를 추천하기로 했다.

<박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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