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참나무라 불리는 나무는 몇 가지 종류나 있는지 아세요? 날 따라 해보세요.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우리가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여섯 가지나 돼요.”

충북 영동군 용화면 민주지산 휴양림에 가면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숲해설사를 만날 수 있다.

숲해설사로 활동하고 사람은 바로 영동군청 산림과장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박희완(62)씨로 여가시간을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봉사활동을 찾던 차에 마침 산림청 보은국유림관리소에서 모집하는 숲 해설가에 응모해 2007년부터 이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박씨는 민주지산 휴양림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과 자연환경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올바른 숲 탐방과 숲 체험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에게 숲의 공익적인 기능 등 숲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쳐 주고 있다.

숲해설가란 숲에 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숲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고 안내하는 사람을 말한다.

최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주5일 근무제의 정착, 여가문화의 발달 등으로 숲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숲해설과 숲체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 숲해설가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은퇴 후 소일거리를 찾는 퇴직자를 중심으로 숲 해설가 지망자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연령층이 다양해지며 평소 현업에 근무하다가 주말에는 숲 해설가로 일하는 대학생이나 현직 교사도 늘고 있다.

숲해설가 박씨는 숲을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시간은 맑고 바람이 적은 날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이며 이때는 공기 중에 식물이 내뿜는 항균 성분인 ‘피톤치드’의 함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식물은 가지가 꺾이거나 상처를 입었을 때 병원균 침투를 막기 위해 살균 성질이 있는 화학물질을 내뿜는데, 이 물질을 피톤치드라고 한다.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폐 기능이 강화되며 살균 작용도 있다고 한다.

박씨는 또 아이들에게 “이거 봐라, 저거 봐라” 하고 다그치지 말고 스스로 즐기도록 두는 게 좋다고 한다. 설명을 듣지 않고 딴 짓을 해도 아이들의 귀가 열려있어 나중에 물어보면 설명한 내용을 대충 아는 것이다.

또한 숲을 즐기려면 볼거리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볼거리만 좇아 꽃이 어디 있는지, 단풍이 어디 있는지 등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숲을 온전히 감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숲 감상은 시간 여유를 갖고 하는 것이 좋다고 애기한다. 시간 제약이 있는 단체 관람객들은 숲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돌아갈 시간과 차편 등이 머릿속에 꽉 차서 숲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숲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박씨는 도시 산업화와 산불 등으로 소중한 숲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숲과 귀한 야생동물이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의 삶과 직결된 숲을 보전하고 후세에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서 힘이 되는데까지 숲해설가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박씨는 “숲에서 사람들과 수시로 만나다 보니 더 젊어지는 기분”이라며 “40여 년 산림분야의 공직경험을 살려 숲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숲을 감상하는 방법 등 숲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증진시키고 숲과 자연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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