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 잃어버린 딸을 사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결국은 찾지 못하고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주인공은 김창덕(72ㆍ남양동 거주) 할아버지이다.
김 할아버지는 화성시 이웃사랑모금운동본부(본부장 안상교)의 천사친구가 지난 9일 화성시 남양동 소재의 한 버스정류장에 구두방을 마련해 그나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
김 할아버지는 어려서부터 고아원에서 자랐다. 그 곳에서 온갖 구타와 시달림을 견디지 못해 14세 때 가출했고 외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대전역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살아왔다.
그 후 결혼을 하게 되고 어렵게 딸을 한 명 두었으나 부인은 가출했고 유일한 피붙이인 딸 김은주(1972년생, 여)는 지금은 폐교가 돼 없어진 대전의 원동초등학교에 2학년 1학기까지 다녔으나 어느날 막일을 하고 돌아와 보니 집에 없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지금도 소식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김 할아버지의 마지막 남은 소원은 천사친구가 마련해 준 구두방에서 일하며 자립에 성공해 은인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것과 죽기 전에 꼭 잃어버린 딸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김 할아버지는 구두닦이, 거지, 노숙자 등 굴곡 많은 삶을 살아왔다. 번듯한 직장 하나 구하지 못한 것은 딸을 잃어버리고 이곳 저곳을 떠돌며 막일 생활을 하다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양쪽 다리가 불편해지면서부터 이다.
이런 김 할아버지의 사연은 지난달 화성시 새마을지회 소속의 김진성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화성시 이웃사랑운동본부의 천사친구에 후원을 요청하면서부터 알려지게 됐고 한 달 간의 실태조사와 심의를 거쳐 김 할아버지의 구두방 개업을 지원하게 됐다.
3㎡가 채 안돼는 김 할아버지의 조립식 구두방은 전기시설과 내부시설을 갖춰 오는 17일 정식으로 개업할 예정이다.
<황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