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보성군 벌교읍 제석산 자락에 “태백산맥 문학관”이 지난 21일 개관했다.

군에 따르면 2003년 ‘태백산맥문학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그동안 현 부잣집 보수 등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회정리 364번지 일원에 대지면적 4,359.6㎡, 연면적 1,375㎡의 문학관 건립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관식을 가졌다.

이날 개관식에는 작가 조 씨 부부를 비롯해 박태준 전 총리, 이종상 화백, 김원 건축가, 프랑스어판 번역자인 조르주 지겔 메이어 등을 비롯해 문학, 건축, 출판, 언론 등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으며, 소리꾼 장사익이 사랑굿, 아리랑 등 축가를 불렀다.

특이 이날, 문학관 옹벽에 설치된 세계 최대, 최초의 야외 건식 ‘옹석벽화’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 벽화 제막식도 함께 열렸다.

이 벽화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인 현대 미술의 거장 이종상 교수가 제작한 것으로 문학 무대지를 포함하여 지리산, 백두산, 중국, 인도 등지에서 채취한 3만 8천여 개의 자연석으로 이뤄진 벽화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문학관은 태백산맥이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북향으로 지어졌으며, 1, 2층 전시실과 5층 전망대를 갖춘 모던 양식으로 작업에는 건축가 김원 씨가 참여했다.

문학관에는 1983년 집필을 시작으로 6년 만에 완결하고 이적성 시비로 몸살을 앓았으며, 그 유형무형의 고통을 겪고 분단문학의 최고봉에 올랐던 작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소설을 위한 준비와 집필’, ‘소설 「태백산맥」의 탈고’, ‘소설 「태백산맥」 출간 이후’, ‘작가의 삶과 문학 소설 「태백산맥」’이란 장으로 구성되고, 1만 6천여 매 분량의 태백산맥 육필원고를 비롯한 623점의 증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부대시설로는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와 작가가 직접 머무르면서 집필활동을 하게 될 “작가의 방”이 있어 타 문학관과 차별을 두고 있다.

벌교읍은 소설 속 배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문학 무대지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하대치의 아버지 하판석 영감이 등이 휘도록 돌덩이를 져 날라 쌓았다는 중도(中島)방죽, 포구를 이어주는 소화다리와 야학이 열렸던 회정리 돌담교회, 염상구가 희한한 결투를 벌였던 철다리며, 벌교의 이중적 구조를 볼 수 있는 횡갯다리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또한, 벌교의 안 풍광을 이루는 들몰댁의 친정동네 들몰, 좌우로 첩첩 산줄기들이 뻗어 내려오다 문득 만들어낸 커다란 물사발과 같은 율어의 지세 또한 소설 속과 똑같은 모습으로 남아있어 벌교와 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에 충분하다.

보성군은 벌교에 태백산맥 문학관이 개관함에 따라 앞으로 많은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학관을 또 하나의 보성의 명소로 가꾸어 나가는 한편 벌교읍을 세계 문학 기행의 명소로 가꾸어 나갈 계획이다.

임 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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