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도 이제 ‘신분증 시대'
버려지는 애완견 보건환경 저해


과거 '애완견 키우기'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애견카페가 전성기를 누렸고, 공중파에서도 애견 프로그램이 앞다투어 생겨났고 인근 공원과 한강둔치 등지에는 애완동물로 넘쳐났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생겨난 유기견 문제, 배설물 방치로 인한 보건환경 저해 등 사회문제가 잇따랐다. 그때가 IMF시기였는데, 그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요즘 애견에게 던질 여유마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맞았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008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라 주인이 가정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개와 함께 외출 시 개에 인식표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으나 아직 소유주의 인식부족으로 인식표 착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반려견 인식표 달기 캠페인'을 전국 행사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오는 12월 15일까지 20일간 검역원 본원 및 지원(6개소)이 지자체, 동물보호단체 등 NGO의 협조를 받아 함께 반려견을 많이 기르는 아파트단지 등에서 인식표를 무료로 배부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에서는 애완동물에 무선전자식별장치를 부착하고 해당 구청에 등록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20만 원을 물게 된다. 최근 경제난으로 월평균 서울시내에서만 개, 고양이 등의 반려 동물 1,000여 마리 이상이, 전국적으로는 6,000여 마리 이상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유기견은 이제 도시 환경을 저해하는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유기견이 전염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이 유기견을 양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아지 때는 예쁘다고 사랑을 주다가도 성견이 되면 키우기 어렵다고 물건 버리듯 유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는 12월 6일 농림수산식품부 후원으로 2008 서울 국제 펫 엑스포(SIPET)가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반려 동물 문화조성과 유기 방지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일본에서 활동 중인 유기견들로 구성된 ‘우치다 독’ 예능 팀을 초청, 반려 동물 유기방지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유기견이 확산되는 것은 방지하자는 의지가 담긴 행사이다.

이제 정부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조직적인 관리와 개체 수 조사를 위해 '애완동물 등록제'의 전국 확대 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자칩 이식이 학대이냐 보호이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사실 애완동물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겠지만 병이 들거나 귀찮아서 내다버리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애견은 하나의 생명을 내 생활 속에 포함하는 행위이다. 더 이상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 확산은 막아야 할 것이다. 올바른 반려견 문화 정착을 위해 선진국의 경우처럼 애견을 방치하거나 학대하는 행위에 대한 좀 더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1년에 버려지는 7만여 마리의 동물과 그만큼의 주인의 수를 생각하면서, 동물을 위해서라는 경제는 반드시 살아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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