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인 김성조(경북 구미갑)의원이 “노인들과 물가가 싼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저 임금도 낮게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하자 지역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내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 아저씨들이 사라지고 CCTV로 대체됐다. 최저임금법 적용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 연령별로 임금을 달리해야 고용이 확대된다고 주장을 폈다.

김 의원은 이어 “최저임금은 해당 지역에서 최소한 생활에 필요한 것을 급여로 보장하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서울과 경상북도는 생활수준이 다르고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데 이것을 동일한 잣대로 임금을 준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김 의원이 국회에 대표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최저임금을 연령 및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내용과 함께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노동자에게 숙식비를 부과하는 사안이 담겨 있다.

이 주장에 대해 지역민의 반응은 냉담하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소속의 조합원 30여명은 지난 3일 구미시 송정동 김성조(구미갑)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대표 발의한 김 의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개정안은 부자에겐 감세해주고 저임금에 시달리는 중소영세 비정규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대표적인 차별법안"이라며 "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투쟁하겠다"고 주장한 뒤 큰 충돌없이 자신 해산했다.

네티즌들은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에 “서민들 다 죽이려는 것이냐”며 항의의 글을 올리고 있다. ‘구미시민’이라는 한 네티즌은 “당신을 뽑은 구미의 주요 투표권자들은 공단의 근로자들과 토박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며 “제발 지역구를 생각하시고 말씀 좀 하시길…”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2008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3770원이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6.1% 오른 4000원(일급 8시간 기준 3만 2000원)으로 확정·고시된 상태다.

<구미=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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