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사용, 과연 진정성 있나
문구 난무로 의미 퇴색될까 우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기조로 삼자 너도나도 ‘녹색성장’을 말한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목표로 한다니 기쁘지 않을 수 없다. 개발 지상주의를 펼쳐온 지금까지의 행태를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눈에 띄게 환경분야 특히 기술분야와 산업분야의 급성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지원책들이 나오고 있기에 가능한 것으로 본다. 녹색성장의 긍정적 효과라는 평가는 이를 바라보는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리다. 오래도록 ‘녹색성장’이 주는 장밋빛 희망으로 환경인들의 마음이 흥분되길 바란다.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정부행사와 단체들의 행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형식으로든 ‘녹색성장’이란 문구를 삽입하려는 노력(?)을 보여 왔음을 알 수 있다. 이것 역시 녹색성장의 시너지 효과라고 보고 싶다.

하지만 너무 허울뿐인 ‘녹색성장’을 내세우며 그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식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를 잠재울 수 없는 건 뭔가. 물론 모두가 녹색성장을 바라는 마음을 저마다의 색깔로 표현한 것이라 믿고 싶지만 말이다.

특히 그동안 환경분야와는 전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부문에서 열린 행사일 경우에는 과연 진정한 녹색성장의 의미를 담고 ‘녹색성장’이란 문구를 사용하고 있는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서 ‘녹색성장’을 어떤 식으로 담고 있는지 궁금해 행사에 참석했던 전문가들 조차 녹색성장이 관심사가 되기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례가 있다니 두말해서 뭐하겠는가.

단지 흘러가는 분위기상 ‘녹색성장’이란 문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얄팍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과감히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허울 좋은 갑옷을 입었다고 해서 훈련되지 않은 병사가 전쟁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조롱만 당할 뿐임을 명심하라. 여기저기서 난무하는 ‘녹색성장’ 문구 탓에 벌써 국민은 실증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진정에서 우러난 녹색성장을 바라는 무수한 사람들의 부푼 희망을 몰래 훔치려 드는 행위를 더는 바라보고 싶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허울뿐인 ‘녹색성장’ 문구를 자제하길 바란다. 진정한 ‘녹색성장’은 속이 모두 알찬 녹색 열매들로 꽉 찬 견실한 과실이자,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자신 있게 당당히 팔려나갈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가 수많은 난항을 타개할 대책으로 선택한 ‘녹색성장.’ 진정한 녹색성장이 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때 감히 어설픈 ‘녹색성장’ 문구들은 사라질 것임을 명심 또 명심해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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