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기억나는 것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아빠나 오빠가 건드리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요. TV에서 야한 것을 봐도 기분이 나빠져요. 그리고 다른 일도 자꾸자꾸 나쁜 일들이 생각나요. 어렸을 때 따돌림 받거나 놀림 받았던 것도… 안 좋은 기억만 생각나요.”

2007년 ‘해바라기아동센터’ 3주년 세미나 자료집에 실린 지민이(당시 10세ㆍ가명)의 목소리다. 아동성폭력 피해자였던 지민이는 당시 해바라기아동센터를 통해 치료와 보호를 받았다.

2008년 발생한 일산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 대구초등학생 집단성폭력 사건 등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갈수록 흉포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2008년 7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주최한 ‘경기도 아동,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세미나에서는 2007년 한 해 동안 경기도에서 발생한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사건이 385건으로 전국 발생 건수인 1081건의 35.6%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기도 했다.

이같은 와중에 경기지역에도 해바라기아동센터가 2008년 12월 26일 문을 열면서 상처 입은 아이들을 위해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 소장을 맡게 된 육기환 분당차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가 아동일 경우, 무엇보다 피해사실 확인후 빠르고 적절한 의료 및 보호조치가 중요하다”며 “분당차병원만의 여성, 아동 진료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해 피해아동과 장애인, 그들의 가족까지 빨리 회복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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