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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북>살아 있는 숲

이뉴잇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말하다

이 책은 북극권에 널리 퍼져 살고 있는 이뉴잇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의미와 이뉴잇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말한다. 인류학자인 저자가 연구하면서 채록한 이뉴잇 이야기꾼의 이야기는 유라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세상에 대한 인식이 사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낯선 이뉴잇의 이야기에 우리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연결 때문일 것이다. 이뉴잇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세상의 시작,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우리를 편협한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서구적 가치만이 인정받는 시대에 변방에 사는 한 이뉴잇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이 책은 사라져 가고 있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인간이 공유하는 원형적 사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문자로 기록된 공식적인 역사와 다른 사라져 가는 목소리 속에 더 많은 의미가 있다. 이뉴잇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이러한 이야기의 변주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든 사람들과도 어쩌면 좀 더 친밀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뉴잇의 시선은 차이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 나가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은 신화와 인류학에 관심 가진 독자들뿐 아니라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문, 사회 전 분야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교양과 재미를 제공해 준다.

이뉴잇이 말하는 세상의 기원과 인간의 탄생

이 책은 1970년 여름에 저자가 채록한 이뉴잇의 네 가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뉴잇과 그들의 원형적 사고가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려 준다. 저자 레미 사바르는 1970년대 캐나다 바스 코트 노르에서 이뉴잇 현장 조사를 하던 중 프랑수아 벨플뢰르라는 이뉴잇 이야기꾼을 만난다. 사바르는 벨플뢰르에게 이뉴잇 사이에서 구전되는 이야기를 채록한 뒤 그것을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된다. 벨플뢰르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뉴잇의 생활상을 신화적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펼치고 있다. 어떻게 인간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사냥을 어떤 이유로 하게 되었는지, 가족 제도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계절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등등을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얼어붙은 툰드라는 인간이 살아가기에 힘든 곳이지만,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뉴잇들은 생존을 위해서 사냥을 하고 민족 사이에 교류를 하는 방식으로 평화롭게 살아왔다. 이야기들은 이들의 특성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뉴잇의 생활양식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장례 의식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뉴잇이 우주 속에서 어떻게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삶의 의미와 방향을 어떻게 찾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계절의 순환과 과유불급의 교훈, 이뉴잇의 수직적 우주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수직적 우주관의 한 축인 땅속에 살고 있는 거대한 곤충과 다른 한 축인 하늘의 천둥새의 이야기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가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네 번째 이야기는 노인이 젊은이로 변신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영원히 살고 싶어하는 욕망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외에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이뉴잇에 대해서 연구하는 저자가 자신의 인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뉴잇의 현재 상황과 그들 이야기의 특징에 대해서 세밀하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서구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한 전형, 이뉴잇의 이야기 세계

모든 문명에는 고전적 이야기가 존재한다. 우리의 문화 역시 이러한 바탕을 가지고 있다. 세상의 고전적 이야기는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길가메시 서사시나 구약성서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듯이 이뉴잇의 이야기들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뉴잇 이야기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사회의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규범들의 총체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주적 질서(낮과 밤의 교대, 계절의 순환, 삶과 죽음, 여러 종류의 동식물의 탄생 등등)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면서 인간 조건에 대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전통적인 서구식 사고는 이러한 다양한 아메리카, 아프리카,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뿌리 깊은 이야기들을 매우 특별하게 취급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이 ‘야만족’의 이야기들을 일종의 재미있는 관찰 대상으로 취급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에 담긴 구술적 특징은 레비스트로스가 말한 바와 같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고, 이는 유라시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공유하는 사고의 틀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 역시 기원 설화의 유사성을 통해 서구적 사고만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이야기로 전해 오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상상력들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소개

레미 사바르

캐나다의 인류학자로 1965년에서 1977년 사이에 이뉴잇 공동체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1966년에서 1969년 사이에 북반구 연구 그룹 소장을 지냈고, 몬트리올 아메리카 인디언 연구소 책임 연구원을 지냈다. 1979년 이후 몬트리올 대학 인류학과 정교수, 중국 북경 대학, 내몽고 호호트 대학 초빙교수를 지냈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 관한 많은 저서를 발표했으며, 특히 민담에 관심이 많아 여러 민담집을 출간했다.

이정은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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