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일원에 약 280만평의 시화 멀티테크노벨리(MTV)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수자원공사가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폐기물(뻘흙)을 불법 매립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관계당국의 진상규명이 절실한 실정이다.

시화 멀티테크노벨리 개발사업은 자연환경과 첨단산업이 함께하는 21세기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친환경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아래 현재 북측간석지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화 MTV사업은 시행초기부터 환경오염 및 자연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기도 했다.
▲ 시흥시 방산동의 야적장에 약10.000㎥ 가량의 뻘흙 폐기물이 야적돼 있다


수공이 사업부지의 공유수면을 매립하면서 인천송도신도시 개발사업 현장의 건축공사장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된 뻘흙 폐기물을 공유수면 매립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본지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송도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내 굴지의 건설사 건축공사장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된 뻘흙 폐기물이 1차로 시흥시 방산동의 임시 야적장으로 옮겨진 후 시화MTV 현장의 매립토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흥시 방산동의 뻘흙 폐기물 임시 야적장에는 현재 약 10.000㎥ 가량의 뻘흙이 야적돼 있었고 취재팀이 취재 중에도 송도 신도시 건축현장에서 계속 반출돼 야적장으로 반입되고 있었다.
▲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사업 건축 공사장에서 뻘흙 폐기물이 시흥시 방산동 야적장으로 계속 반입되고 있다


운반에 참여한 운전기사들에게 뻘흙 폐기물의 사용용도를 묻자 한결같이 “시화MTV현장의 매립토로 사용하려고 야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취재팀이 시화MTV 매립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매립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도 수백톤의 뻘흙 폐기물이 야적돼 있어 더욱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또한 수자원공사 관계자로부터 매립토로 약 4000만㎥의 토사가 필요하다고 전해 들었고 매립공사에 사용하는 토사의 50% 정도가 대부도 지역에서 반입되고 있는 실정인데, 대부도 지역주민들은 토취장으로 인한 환경파괴를 이유로 토사반출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토사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 시화MTV 매립현장에 야적돼있는 뻘흙 폐기물이 더욱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반면에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 들은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된 뻘흙 폐기물의 처리를 놓고 곤란을 겪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뻘흙 폐기물을 놓고 수공과 건설업체로서는 무용지용의 입장이었다.

사정이야 어떻든지 간에 뻘흙 폐기물이 공유수면 매립토로 사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건설현장의 터파기 공사에서 배출된 뻘흙이라도 자연 상태의 것은 폐기물로 볼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흥시 방산동의 야적장으로 옮겨진 뻘흙은 송도 신도시 개발지역의 건축공사장 터파기 과정에서 발생되었고 뻘흙 속에는 폐콘크리트, 폐고철 등의 폐기물이 뒤섞여 있었으며, 여기는 과거 송도매립지 구역으로 이곳에서 배출된 뻘흙은 자연 상태의 뻘흙이 아닌 건설폐기물(건설오니)에 해당된다.
▲ 방산동에 야적돼있는 뻘흙 폐기물 속에 폐콘크리트,폐고철등의 폐기물이 뒤섞여 있다


따라서 뻘흙의 성분검사 결과 중금속이나 유기이물질 함유량이 기준치를 초과했을 경우에는 지정폐기물로 처리해야 하고, 기준치 이내일 경우에도 관련 규정에 의해 적정 처리해야 할 건설 폐기물이 시화MTV 매립현장의 매립토로 사용됐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뻘흙은 입자가 미세하고 고와서 다짐이 약하고 물 빠짐이 원활치 않아 지반침하 등 안전에도 문제가 있어 성토재나 매립토로는 부적합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방산동에 야적돼있는 뻘흙 폐기물 속에 폐콘크리트,폐고철등의 폐기물이 뒤섞여 있다


이런 문제의 뻘흙을 수자원공사가 공유수면 매립토로 사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수공은 결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또한 수공은 매립공사 과정에서 암성토시 암석의 최대입경을 600mm 이하로 소할한후 매립 해야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600mm가 초과된 대형 암석들을 매립공사에 투입해 추후 발생 될수있는 지반침하 등으로 인한 부실공사의 원인이 될 수 있음에도 이를 예측치않고 공사를 강행하는 등 안전상의 문제에도 우려가 되는 상황이었다.
▲ 암석의 최대치수 기준도없이 규정사이즈가 초과된 대형 암석을 매립공사에 투입하여 안전상의 우려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뻘흙 폐기물이 매립됐다는 제보가 모 환경단체에 접수된 적이 있어 현장을 확인해본 결과 그런 사실을 발견하진 못했다. 하지만 차후로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수공은 시화MTV 개발사업을 친환경적으로 시공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말고 차후로 환경문제를 최우선과제로 삼고 사업추진 및 시공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해당 관계기관은 진상을 규명하여 위법행위에 대한 적법한 조치와 함께 차후 재발방지를 위해 각별한 지도와 감독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특별취재팀=김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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