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의 기후관련 수출장벽 해결해야
높은 기술수준의 원자력발전소 활용 검토
한국형 녹색성장 추진방향 설정이 관건

▲ 유병로 한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지구는 생태환경적으로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적 위기보다도 더 큰 경제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 세계 10위의 무역국으로 수출에 의해 경제가 좌우되는 나라로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 압력이 무역제재로 현실화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석유자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세계석유자원의 고갈과 유류가격의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녹색기술 수준은 유럽, 일본 등 십여년 전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한 나라와 비교해 70% 수준이지만 IT, NT, 소재 등 주변기술이 매우 발달돼 있어 집중하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동남아 등 저개발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시장에 진출해 많은 재화를 벌어 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녹색기술은 우리보다 탁월한 선진국 기술이 있고 중국 등 기술후진국도 전략적으로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자원 강국이 될 수 있다. 현재는 화석연료 부존량이 거의 없어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지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으로 풍력, 조력이 양호하고 동해안과 남해안, 섬지역 등은 태양광이 매우 양호하여 신에너지의 부존조건이 매우 우수하다. 또한 반도체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동해안에는 반도체 소재인 양질의 규사가 풍부하다. 녹색상품, 녹색에너지를 해외에 수출하는 자원수출국이 될 때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녹색에너지 개발 및 산업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정부의 예산이 필요한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생산원가가 낮은 저렴한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소가 있으며, 기술수준도 높아 적극적인 활용도 검토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원자력 발전소 건설기술 및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수준도 세계 상위권으로 원자력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이 있으므로 이들 요소기술을 기후변화 분야에 융·복합적으로 적용해 세계적 수준의 감축 및 적응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회의 요소로 반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동일 경제권 국가에 비하여 R&D(기술개발) 예산규모가 매우 낮은 수준이며, 기초․원천분야 및 적응부문 R&D사업은 투자가 미흡하고 목표의 구체성도 미흡한 실정이다.

R&D 투자 포트폴리오 및 민․관 역할분담 하에 기후변화대응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여 태양광, 풍력, 산업‧건물효율 향상, 원전기기 성능개선 등 분야에 단기적으로 집중 투자하여 Global 산업화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 CCS(온실가스 회수 및 저장기술), 수소‧연료전지, 원자력이용 수소제조 등 미래 시장 잠재력이 큰 분야에 투자하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차세대 원자로, 핵융합, 기후변화 관측‧예측‧적응 기술, 기술별 기초‧원천 기술 등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핵심전략기술별 CO2 감축 효과, 전략적 우위성, 본격적인 국내외시장형성시기 및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역점을 두고 추진돼야 할 기술은 CCS, 차세대원자로, 대형풍력발전 및 박막태양전지 등으로써 기술개발을 통한 국내기업의 기후관련 수출장벽을 해결함은 물론 기후산업의 육성으로 기술산업화, 탄소시장 및 금융산업 육성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한국형 녹색성장의 추진방향을 설정하고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신성장동력을 삼아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기술개발 및 산업화 정책도 전 부처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녹색기술은 우수한 수준이다. 특히 대덕연구단지는 최고수준의 에너지 연구기관이 집적해 있고, 인력도 풍부하다. 녹색기술 중 전략분야를 선정해 첨단기술의 지역산업화를 집중 지원함으로써 한국의 성장엔진으로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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