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태에 대한 가장 최근의 진보적 논의

환경위기, 기후변화, 석유정점, 바이오연료, 수자원문제 등 생태와 환경 분야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진보적 논의를 담고 있다. 미국의 월간지인 ‘먼슬리 리뷰’의 생태 특집호에 실린 글들을 번역해 엮은 책이다. 지구의 생태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느 지점까지 와있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이냐, 아니면 단지 ‘그린워시(녹색분칠)’에 불과한 것이냐 하는 논란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다. 이런 논란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환경문제 또는 생태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환경문제라고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보호’의 차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환경문제는 경제체제, 정치질서, 사회구조 등과 긴밀하게 얽힌 문제이고, 지배문화와 대항문화가 맞닥뜨리는 영역이다. ‘생태논의의 최전선’은 생태사회주의를 기본적인 관점으로 해서 환경문제 또는 생태문제에 내포된 정치경제적 맥락과 의미를 짚어보고 따져본 글들을 모은 책이다. 생태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체제가 이윤창출과 자본축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을 ‘자원 조달처와 폐기물 배출처’로 삼아 착취하면서 훼손해서 결국은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의 토대를 스스로 허물어버리는 모순된 결과를 낳는다고 보는 입장이다. 따라서 생태사회주의는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기술적인 조정을 하는 정도로는 환경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으며, 환경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를 손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1~3장(1장 ‘생태, 그 결정적인 순간’, 2장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의 이행과 생태’, 3장 ‘균열과 전환: 환경위기의 뿌리 찾기’)은 환경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왜 자본주의 체제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해준다. 이 책의 이 부분은 특히 최근 진보적 생태논의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간사회와 자연환경 사이의 물질대사(metabolism)라는 개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전망을 열어주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어 4~9장은 쟁점이 되고 있는 몇 가지 주요 환경문제를 하나하나 따져본 글들이다. 여기서 다뤄지는 환경문제는 기후변화(4장 ‘기후변화, 성장의 한계, 사회주의’), 석유정점(5장 ‘석유정점과 에너지 제국주의’), 대안의 에너지원으로 선전되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바이오연료가 갖고 있는 문제점(6장 ‘액화천연가스와 화석자본주의’와 7장 ‘바이오연료의 정치경제학과 생태학’), 생태위기와 농업의 관계(8장 ‘세계사적 시각에서 본 생태위기와 농업문제’), 바다의 오염과 퇴화(9장 ‘바다의 위기: 자본주의와 해양생태계의 악화’) 등이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대기 중 온실가스 축적과 기후변화에 관한 각종의 시나리오에 대한 평가(4장), 석유정점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5장), 미국의 LNG 산업이 갖고 있는 생태제국주의적 성격에 대한 서술(6장),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신화의 허구성 폭로(7장), 이른바 ‘농업혁명’의 역사적, 사회적 의미에 대한 분석(8장), 해양생태계 훼손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한 경고(9장) 등이 주목할 만하다. 10장 ‘인도의 수자원 위기: 근대적 대형 댐의 정치학’은 인도에서 전개돼온 대형 댐 건설사업의 문제점을 들여다본 글이고, 11장 ‘푸른 협약: 대안적인 물의 미래’는 물에 대한 권리를 인권의 차원에서 세계의 모든 사람에게 보장하는 국제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글이다. 이 두 글은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운하사업 또는 4대강 정비사업 등과 관련해 우리에게 상당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미국에서 발간되는 월간지 ‘먼슬리 리뷰(Monthly Review)’의 한국어판 제2권으로 ‘먼슬리 리뷰’가 2008년 7~8월 합본호와 같은 해 11월호 등 두 번에 걸쳐 펴낸 환경문제 특집호에 실린 글들을 번역해 엮은 것이다. ‘먼슬리 리뷰’의 이 두 특집호는 각각 ‘생태, 그 결정적인 순간(Ecology, the Moment of Truth)’과 ‘자본주의 생태론을 넘어(Beyond Capitalist Ecology)’라는 표제 아래 자본주의와 환경에 대한 생태사회주의적 논의들을 담고 있다. ‘먼슬리 리뷰’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신뢰를 받는 진보저널이자 영국에서 발간되는 ‘뉴 레프트 리뷰’,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함께 ‘세계의 3대 진보저널’로 꼽힌다.

*저자소개

모드 발로(Maude Barlow)
환경, 인권, 사회정의 분야의 활동가로 ‘푸른 지구 프로젝트(Blue Planet Project)’를 설립했고, 캐나다인위원회(Council of Canadians) 의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푸른 금(Blue Gold)’(공저)이 있다.

브레트 클라크(Brett Clark)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사회인류학부 조교수로 저서로는 ‘지적 설계에 대한 비판(Critique of Intelligent Design: Materialism versus Creationism from Antiquity to the Present)’(공저)이 있다.

레베카 클로센(Rebecca Clausen)
미국 오리건대학에서 환경사회학 박사학위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포트루이스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로한 드수자(Rohan D'Souza): 인도 자와할랄네루대학 과학정책연구소 조교수로 저서로는 ‘수몰민과 댐: 동부 인도의 식민지 자본주의와 홍수통제(Drowned and Dammed: Colonial Capitalism and Flood Control in Eastern India)’가 있다.

존 벨러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
미국 오리건대학 사회학부 조교수로 ‘먼슬리 리뷰’ 편집자이며, ‘조직과 환경(Organization & Environment)’ 공동편집자이고, ‘지적 설계에 대한 비판’(공저)을 비롯해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민치 리(Minqi Li)
미국 유타대학 경제학부 조교수로 저서로는 ‘중국의 부상과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몰락(The Rise of China and the Demise of the Capitalist World-Economy)’이 있다.

프레드 매그도프(Fred Magdoff)
미국 버몬트대학 식물토양학 교수로 먼슬리리뷰재단 이사이다. 저서로 ‘이윤에 굶주린 자들(Hungry for Profit: The Agribusiness Threat to Farmers, Food, and the Environment)’(공저)이 있다.

제이슨 무어(Jason W. Moore)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지리학부 조교수로 ‘세계체제 연구 저널(Journal of World-Systems Research)’의 편집에 참여하고 있고, 생태학과 자본주의에 관한 저서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리처드 요크(Richard York)
미국 오리건대학 사회학부 부교수로 계간지 ‘조직과 환경(Organization & Environment)’의 공동편집자이며, 저서로 ‘지적 설계에 대한 비판’(공저)이 있다.

애너 잘리크(Anna Zalik)
캐나다 요크대학 환경학 조교수로 미주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석유개발 사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환경적 영향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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