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관련 전문가그룹인 (사)한국물환경학회가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 물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밝혀 신선한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기념해 3월16일 서울시와 (사)한국물환경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미래 물문화와 녹색 르네상스’ 심포지엄이 열린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행사장은 예상과 달리 몰려든 참석자들로 행사장이 비좁을 정도였고, 주최 측이 준비한 자료집이 모자랄 정도였다.

하지만 이 광경보다 더 기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이날 윤주환 한국물환경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이 발표한 ‘우리 물환경에 대한 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였다. 그동안 물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크게 높아졌지만 그 의식수준은 어느 정도 변모됐는지 조사된 바가 없었던 터라 당연했다.

윤 회장은 조사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지금껏 정부로 대변되는 행정당국과 공기관들,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등 NGO와 언론,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물 관련 전문가들이 대표적인 이해당사자로서 우리 국민의 물 환경에 대한 이해관계를 대변해 왔다고 밝혔다.

사실 이는 맞는 말이다. 일반 시민들이야 전문적인 내용까지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정작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이를 대변했다기보단, 일부 전문 그룹과 관련자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소신에 따라 대변했다고 봐야 한다.

다수가 아닌 소수가 국내 물 환경을 이끌어 온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한국물환경학회의 조사결과는 말 없는 다수인 국민이 우리 물 환경에 대해 실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결과로 평가된다.

그리고 지난 5년간 물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적 변화가 있었지만, 이것이 과연 우리 국민의 의사를 잘 반영했는지 반성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높다. 이번 조사는 20세 이상 일반국민 1000명, 환경전문가 650명을 대상으로 전문기관이 조사했다.

학회의 독자적 기획과 재정으로 조사를 시도한 것이라 가장 신뢰성 높은 결과라고 자부한다는 학회의 입장에 동감하는 바다. 여기에 그동안 국민의 의사는 뒤로한 채 집단의 이익을 위해 찬성과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고, 그 과정에서 정책적 혼선도 있었다고 보는 학회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

공공기관이나 정치권, 언론, 또는 시민단체 등과 견주어 가장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학회가 전문성을 살려 조사를 수행했다고 하니 이 글을 읽는 환경인과 정책입안자들이라면 꼭 한번 이 학회에서 조사한 ‘인지도 조사결과’를 확인해 보길 권한다.

<박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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