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속 또 다른 잘못 자행 허탈
몰지각한 업자와 당국 “정신차려”


얼마 전 인천항만공사 부지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인천시가 갯골유수지 산책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우연히 발견한 것치곤 너무나 많은 기름들이 유출됐고, 기름에 오염된 토양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당시 기름유출 사실을 접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철저한 조사와 완벽한 대책을 강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자 환경당국과 이해관계자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역할과 대책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시일이 지나면서 뚜렷한 성과는 잘 모이질 않고 사태수습도 느려졌다.

상황이 이러하니 수습이 잘 될지 의문만 커질 뿐이었다. 결국 그 사이 또다시 불법적인 행위가 포착됐다. 이번에는 유출된 기름을 처리하면서 합법적인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잘못된 행위로 말미암아 발생한 피해를 제대로 바로잡고자 진행한 일에서 또 다른 불법이 자행된 것이다.

불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행태를 접하니 이건 아예 충격을 넘어 황당함을 안겨주는 꼴이다. 또 폐유를 전문적으로 재이용하는 폐기물중간처리업체가 자신의 영업대상 품목인 폐기물이 아님을 알고서도 폐수를 지정폐기물인양 버젓이 처리했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연이은 불법을 자행한 당사자가 가장 큰 잘못이다. 모르고 저지른 잘못도 아니고, 잘 알면서도 고묘히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철저하게 파헤쳐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애초에 기름 유출을 발견한 산책로 조성 시공사가 모처럼 환경적인 마인드를 품고 톤당 23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비용까지 들어가며 철저히 처리하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철저히 짓밟은 셈이기 때문이다.

물론 환경당국도 불법 사실을 방관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엔 환경당국의 안일한 탁상공론도 큰 몫을 했기에 하는 말이다.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 사안의 중대함을 생각했다면 누구라도 지대한 관심을 표하며 정상적인 처리가 이뤄지는가를 눈여겨봤어야 한다.

허나 관계당국은 폐기물이 발생했으니 처리하겠다며 제출한 계획서 서류만 보고 처리해도 된다는 증명서를 발급했다. 그 후에도 정상적인 처리가 이행되는가를 확인차 현장을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

당국의 허술함이 있는 한 일부 몰지각한 업자들의 연이은 불법 행태는 앞으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당국이 명심해야 한다. 더구나 불법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합법적인 처리를 위해 행한 조치마저 불법으로 얼룩진 사태를 보며 뼈아픈 자성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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