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숲, 그 생태적 깨달음

축구장 수천 개의 열대우림이 매일같이 사라지고, 자동차와 공장과 핵발전소는 수천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 쏟아낸다. 이러한 인간문명의 폐해로 빙하는 녹아 사라지고, 열대의 섬은 물에 가라앉고, 북극곰과 펭귄들은 서식처를 잃고 굶주려 죽는다.
자애로운 땅의 여신 가이아는 지구상의 생명을 보듬으며 수십억 년을 살아왔다. 화수분이라 생각했던 그 자애의 에너지를 인간들은 기어코 동을 낼 태세이다. 인간의 자연과 화해를 거부하고 지금처럼 지구를 수탈하고 파괴한다면 그 끔찍한 결과는 바로 인간에게 되돌아 올 뿐이다. 현재의 파괴적인 문명을 반성하고 인간은 만물의 소유자가 아닌 상속자라는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사회의 일각에서는 숲과 자연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숲과 자연을 살리는 것이 ‘너’와 ‘그’와 ‘우리’를 살리는 길임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 땅에서 살고 있는 숲과 나무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먼저 선행이 돼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수년 동안 숲생태아카데미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보다 더 쉽고 정확하게 숲과 나무를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 이 책은 그 구체적 고민의 소산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숲의 구조와 나무의 생리를 다룬다. 나무와 숲은 지구의 탯줄이자 지상에서 산소 호흡을 하는 모든 생명들의 허파이다. 수많은 나무와 곤충과 새들과 동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숲은 각자 생존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경이로운 변화와 변신과 적응과 협력을 보여 준다. 그 모든 과정은 삶에 대한 생생한 실재이자 풍부한 은유로서 우리들에게 ‘생태적 지혜ecosophia’라는 커다란 선물을 제공해 준다.

정확한 나무식별을 위한 지침서
후반부는 정확한 식별 방법을 다룬다. 검색표를 활용해 정밀하게 나무를 관찰하고 분류하고 동정하다 보면 우리 땅에 살고 있는 나무들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지리라 믿는다. 검색표에서는 우리 땅에서 살고 있는 600여 종의 나무들을 다루었다.

나도 나무박사가 될 수 있다!
나무를 바라보면 숲이 보이고, 숲을 바라보다 보면 나무가 보인다. 여유를 가지고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나무와 숲을 만나다 보면 어느 새 나무와 숲이 내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리라 믿는다. 이 책을 통해 나무와 숲을 더 의미 있게 느끼고,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머니속 나무 검색표’로 나무를 구분하라!
이 책은 ‘가장 빠르고 가장 재미있게’ 나무를 식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리 나무 검색 열쇠표’는 일곱 개의 열쇠 말을 통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365 그루 나무들의 속명, 또는 종명까지 게임 형식으로 찾아 갈 수 있도록 했다. 호주머니 속에 이 책을 넣고 다니다가 낯선 나무를 만나면, 탐정 놀이를 하듯 이름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우리 나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숲과 나무는 우리가 관심을 갖는 만큼 저의 속살을 보여준다.

*저자 소개

남효창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산림생태학(석사, 1994)과 산림환경정책학(박사, 1998)으로 학위를 받았다. 같은 학교 산림환경정책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숲을 연구하다가 1999년 귀국 후 2000년까지 서울대학교 임업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숲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숲 생태 체험 놀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ㆍ교육해 왔으며, 전문 숲해설가 양성 등 숲의 대중화를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한국생태교육센터 대표이사로 숲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얘들아 숲에서 놀자’(2006 환경부 우수도서 선정. 추수밭),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2004 환경부 장관상, 2004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 추천도서, 청림출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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