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 내려와 고향에 가지 못하고 타향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북도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뼈아픈 남북분단과 혈육간 이별이 있은 지 반 백년이 지난 지금, 속초시가 중심이 되어 피난과 정착과정에 대한 조사·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속초시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어버린 실향민 1.2세대를 대상으로 북한에서의 생활상과 피난과 정착과정에 대한 구술조사와 영상촬영을 통해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남북통일후 가족·친지간 혈맥을 이어줄 수 있는 기초자료 확보를 위한 이북도민 정착과정 기록보존사업을 2007년 실향민의 도시 속초지역 거주 실향민을 조사하는 것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2008년에는 이북5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한 실향민조사를 통해 2000여건의 구술과 영상자료를 확보하였으며, 올해에는 이북5도 명예 시장·군수, 읍·면장과 중앙도민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구술과 영상자료 확보를 위한 조사·연구용역을 통일연구원에 위탁해 지난 3월14일 착수했다.

2013년까지 2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이북도민에 대한 피난경위와 정착과정에 대한 조사를 완료할 예정인 이북도민 정착과정 기록보존사업은 분단이후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공헌하며 살아 온 실향민의 생활사 자료확보와 실향민문화 연구를 위한 최초의 학술적인 조사로써 향후 조사자료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통해 실향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실증적인 자료를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조사를 통해 모아진 자료들은 이북도민 역사·문화 포털사이트(일명 E-봅세 시스템)를 통해 모든 구술과 영상자료들을 DB화해, 실향민의 삶과 애환을 일반인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에 있어, 우리나라 아픈 현대사의 한 축인 실향민들에 대한 문화와 역사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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