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죽박죽 날씨 탓에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도, 사람들의 걱정스런 대화에서도 지구 온난화라는 말은 쉽게 들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지구 온난화는 빙하가 녹아 살 곳을 잃어 가는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들도 지구 온난화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지구가 더워지는 것이라고 대답할 정도이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또 어떻게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지구 온난화가 왜 일어나는지 알기 쉽게 보여 주며, 이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생각해 보게 한다. 겉핥기식 이해가 아닌, 과학적 이해로 현상을 정확히 파악해 실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

표지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서 위태로워 보이는 북극곰 가족이다. 책장을 열면, 지구가 더워지면서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실감나게 펼쳐진다. 빙하가 녹으면서 남극과 북극의 동물은 살 곳을 잃어간다. 바닷물이 높아져 섬나라는 가라앉을 위기에 있다. 갑자기 엄청나게 큰비가 내리고, 가뭄이 심해져 사막이 넓어진다. 어떤 곳에서는 더워서 못 살고, 추워서 못 사는 곳도 생겨난다.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들이 문제의식을 자극해 독자에게 의문을 품게 한다. ‘이런 일들은 왜 일어나는 걸까?’

원인을 알면 해결책이 보인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대기’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추운 날 오리털 점퍼를 입으면 따뜻한 것처럼,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층인 대기는 지구를 감싸는 따뜻한 점퍼 역할을 한다. 그런데 대기를 이루고 있는 여러 성분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지구의 열을 가둔다.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양이 점점 많아지면서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열을 받기만 하고 밖으로 내뿜지 못해 점점 더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무엇이 만들까?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석탄을 때울 때 나온다.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 화력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 때,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때 나오는 것이다. 메탄은 사람이 고기나 털을 쓰려고 키우는 소나 양의 방귀와 트림에서 나온다. 그러니까 지구를 덥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은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이해했다면, 그 해결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거창한 일이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전기 아끼기,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타기, 나무 심기 등 어린이들이 직접 지구를 살리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일을 보여 주어 건강한 지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게 한다.

주제를 실감나게 보여 주는 그림

수채화로 그린 사실적인 그림은 현 지구의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세계 곳곳의 상황을 한 장면에서 칸칸이 나눠 보여 주는 레이아웃은 지구 온난화가 한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 세계가 당면한 문제이며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해 보여 준다. 또한 지구가 더워지는 원리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대기의 구성 성분을 각각 색이 다른 알갱이로 표현해 지구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양을 실감나게 보여 준다. 과학전문 필자의 글답게, 글에서는 병든 지구에 대한 감정적인 호소보다 정확한 현상과 명쾌한 원리 설명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해 침착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작가 소개

글 정창훈

서울대학교에서 천문학을 공부했으며, ‘월간 사이언스’, ‘월간 뉴턴’, ‘월간 과학소년’, ‘월간 별과우주’의 기자와 편집장을 지냈다.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어린이를 위한 과학 책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생명의 별 태양’, ‘달은 어디에 떠 있나?’, ‘로켓을 타고 우주로’, ‘지구가 살아 있어요’, ‘과학 오디세이’, ‘해리포터 사이언스’, ‘앗! 별자리가 쏟아져요’, ‘속담 속에 숨은 과학’ 등이 있다.

그림 김병하

전라남도 고흥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산과 들을 누비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전남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정감 있고 따뜻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린 책으로는 ‘보리밭은 재미있다’, ‘보리타작 하는 날’, ‘갯벌’, ‘엄마 생각’, ‘도둑’, ‘한국생활사박물관’ 등이 있으며, 현재는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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