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청년회가 주관해 지난 3일부터 3일간 하동 차문화 센터에서 올해 열일곱번째 개최한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대성황속에 종료됐다.

특히 이번 축제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것은 날씨였다. 지난달 23일부터 피기 시작한 벚꽃은 꽃샘추위에 잔뜩 움츠려 있다가 축제기간에 마침내 연분홍빛 하얀 속살을 드러내면서 절정을 이뤘다.

▲ 하동 벚꽃길
또 중앙과 지방의 일간지와 인터넷 뉴스, KBS·MBC·SBS 공중파 등 언론매체의 홍보효과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지난 3일 밤 하동군 홍보대사 이용식 전문MC로 진행된 개막식만 해도 5000여명의 관광객이 야외광장을 꽉 메웠고 3일부터 5일까지 축제와 화개장터 십리 벚꽃길을 찾은 관광인파는 줄잡아 30만명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또한 서울에서 온 사진 동호회원(dslr club) 60명도 꽃길과 물길로 황홀경에 빠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정신이 없었고 4일 밤에는 자정이 넘도록 십리 벚꽃길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 몰려든 차량물결로 인해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꽃길 마라톤 대회가 시작된 지난달 8일부터 벚꽃축제를 마친 지난 5일까지 약 100만명이 넘어선 구름 인파가 하동 최참판댁과 화개장터, 쌍계사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대전에서 벚꽃 축제때 매년 화개장터를 찾는 한모(55세)씨는“꽃을 보러오기 위한 관광객은 어쩔수 없겠지만 다른 목적으로 이 길을 가는 국민들은 얼마나 짜증이 나겠느냐”며“국도 4차선 확장이 시급하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미국에서 지난해 화개중학교 원어민 교사로 임용된 가브리엘(남, 47세)씨는 "세계 여러 곳의 국가를 둘러보았지만 명성 그대로 하동이 역시 최고다"라며 예찬했다.

또 서울에서 3주째 하동을 찾아온 사진작가 고현진(40세)씨도“하동이 정말 매력 있고 살만한 동네다”고 전했다.

행사기간 동안 하동 농·특산물 판매장 개설, 녹차 무료 시음회, 고로쇠 무료 시음회, 녹차 찐빵, 천연비누 만들기, 도자기 체험, 천연염색, 다포그리기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화개장터 십리 벚꽃은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이 길을 함께 걸으면 두 손을 꼭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 일명 ‘혼례길’이라 부르며 소설 '역마' 김동리 선생도“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 벚꽃길은 언제 걸어도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십리 벚꽃길은 1920년대 김진호 초대면장이 벚나무 1250그루를 심어 만들었지만 고목이 된 벚나무가 비와 바람으로 없어져 수백그루를 하동군이 보식해 명성을 보존하고 있다.

<강위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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