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방제 대책 없나


항공방제 생태계 재앙 불러올 수도





경북도 산림당국이 재난 상황으로까지 판단하고 진압에 나서고 있는 소나무 재선충 박멸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나 돼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이 경북지역에서 확산되면서 산림 당국이 방제를 위해 온갖 묘안을 찾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첫 발견된 이후 경북에서도 지난 2000년 5월 구미에서 첫 발견된 이후 칠곡·포항 기계· 경주 양남으로 확산되고 있다.


구미시는 고아읍 문성리 농산물도매시장 뒷산에서 재선충이 처음 발견되자 나무를 베어내고 흔증처리하는 등 방제에 나섰지만 인력부족으로 적극적인 방제에 소홀, 감염지역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현재로서는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확산을 원천봉쇄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는 재선충 확산을 막기 위해 재선충이 발생한 3곳 인근에 총 사업비 2천600억여 원을 들여 길이 10km 내외·폭 2km 정도로 소나무를 완전히 베어내는 '무송(無松) 벨트'를 조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선충의 매개충인 수염하늘소가 차량 등에 붙어 옮겨 다니거나 강한 바람에 이동할 경우 ‘무송밸트’는 무용지용이 되고 엄청난 사업비와 환경파괴에 따른 반대론 등에 부딪혀 지난 14일 경주에서 산림청과 경북도·경주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책회의에서 일본에서 개발한 예방약에 대한 사용검토가 있었으나 예방약 값이 십만원 이상에 달해 획기적인 방제책은 제시되지 못했다.


산림당국은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 이상명 박사가 현재 개발을 거의 완료한 살선충제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상용화되려면 많은 시일이 필요하지만 이 약은 그루 당 주사 비용이 4천원 정도에 불과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 한 관계자는 “감염된 소나무를 베어낸 뒤 완벽히 처리하고 추가 피해 발생목에 대한 조기 방제를 실시할 경우 수년 내에 완전 박멸을 기대할 수 있으나 타 지역에서 재유입할 경우는 대책이 없다”고 애로를 털어놨다.


산림당국은 현재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는 만큼 벼물바구미 살포 실험을 내년 중 실시할 방침이다.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매년 항공방제를 실시하고 있는 구미지역에서 재선충이 확산돼 실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항공방제와 함께 훈증처리하고 있는 감염 소나무가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감시체계도 느슨한 상태이고 감염지역을 수년이 지난 뒤에야 발견하는 예찰활동도 재선충이 급속히 확산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린훼밀리 운동연합 구미시 지부 관계자는 “항공방제와 함께 감염 소나무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 베어내고 훈증처리하며 감염 소나무를 절대 타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감시체계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구미-김기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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