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수능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대규모 부정행위 등이 적발됨에 따라 2006학년도 수능에서부터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 따르면 부정행위자에 대한 응시제한 및 처벌이 강화돼 단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당해 시험을 무효로 하되 조직적·계획적인 부정행위는 2년간, 부정행위로 무효처분을 받은 수험생이 다시 부정행위를 하면 3년간 수능시험 응시가 제한된다.

철저한 시험 감독 및 관리를 위해서는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복도감독관에게 지급해 활용토록 하고, 일부 시험실에 휴대용 전파탐지기를 시범적으로 활용하도록 했으며, 시험실 반입 및 휴대 금지물품의 종류 및 관리절차를 명확히 하는 등 시험 관리 관련 지침을 개선했다.

또 시험실당 수험생수를 28명 이하로 해 수험생간 간격을 적절히 유지하고, 시험실당 감독관은 2명(단, 탐구 영역은 3명)으로 해 교시별로 교체하며, 5개 교시 중에서 최대 4개 교시만 감독하도록 해 시험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시‧도교육청의 여건에 따라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동일 학교 소속의 응시자와 감독관을 서로 다른 시험장 또는 시험지구에 최대한 교차 배치하도록 했으며, 문제지의 경우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영역의 문제지는 2개의 유형(홀수형, 짝수형)으로 제작, 배부한다.

대리시험 방지를 위해서는 응시원서에 부착하는 사진은 최근 3개월 이내에 양쪽 귀가 나오도록 정면 상반신을 촬영한 여권용 사진으로 제한하고, 응시원서는 응시자가 직접 제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 응시원서를 출신학교 단위로 일괄 제출하도록 하고 개인별 원서 제출자와 대리 제출자는 특별 관리토록 했으며, 매 교시마다 응시자와 응시원서 및 수험표의 사진을 대조‧확인하고 특히 1, 3교시 시험 시작 전 본인 확인시간을 별도로 설정해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매 교시 답안지에 일정한 길이의 시, 금언 등을 기재하는 확인란을 두어 필요시 필적 감정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모든 대입전형일정 종료 후 각 대학별 최종합격생의 응시원서를 당해 대학에 제공하여 본인 여부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음은 교육부의 수능 부정행위 방지대책 질의응답.

-지난해 수능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돼 성적 무효처분을 받은 응시자도 2006학년도 수능시험에 응시할 수 있나.

▲현행 고등교육법은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자는 당해 시험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합대책(시안)의 내용과 같이 응시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반영, 고등교육법을 개정하더라도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부정행위로 인해 성적 무효처분 받은 응시자는 당해 시험만 무효로 될 뿐 2006학년도 수능시험에는 제한 없이 응시할 수 있다.

-신분증을 위조해 대리응시자가 원서 접수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경우 적발이 어려운데 이에 대한 대책은.
▲신분증을 위조해 대리 응시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대입전형 일정이 종료한 후에 최종합격자의 응시원서를 해당 대학에 제공하도록 하고 답안지에 필적 확인란을 신설, 필요한 경우 필적 대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험실 감독 강화를 위해 감독관을 1명 추가로 배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나.
▲감독관의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감독이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수능 실시 후 많이 제기되는 민원 중의 하나가 '감독관이 계속 옆에 서 있어서 부담을 많이 느꼈다'는 내용이다.
응시자들의 체격이 커지는 추세 등을 감안, 현행 8명씩 4줄 배치에서 7명씩 4줄 배치로 이를 조정한 것이다.

-연필 외 개인 필기구 휴대를 금지하는 경우 익숙한 필기구가 아니어서 불리할 수 있지 않나.
▲시험실에서 일괄 지급하는 컴퓨터용 싸인펜 외 별도의 필기구가 필요한 경우는 주로 수학과 과학탐구영역의 계산문제를 풀기 위한 경우다. 응시자들이 필기구 제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연습을 통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응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능시험을 1년에 2차례 이상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현재로서는 수험생에게 2회의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2회의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시험의 난이도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현행 출제 체제로서는 어렵고 시험을 2번 이상 실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문제은행식 출제체제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문제은행식 출제는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2008학년도 이후에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수능시험이 처음 도입됐던 1994학년도에 수능시험을 연 2회 실시했으나 학생들의 부담이 과중하고 난이도 조절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판단돼 1995학년도부터 다시 1회로 축소해 현행과 같이 시행하고 있다. 수능시험의 시행 횟수를 늘리는 문제는 현재로서는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시험장에 금속탐지 검색대를 설치해 금지물품 반입을 차단하는 방안은.
▲금속탐지 검색대를 설치할 경우 휴대전화 등 첨단 전자기기의 반입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극소수 부정행위자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응시자에게 검색대를 통과하게 함으로써 긴장한 수험생들에게 지나친 부담감을 줄 수 있고, 시험장 당 충분한 수의 탐지기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험장 입장에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예산문제도 있다. 금속탐지 검색대 가격은 약 400만원으로 시험장별로 4대씩 설치할 경우 약 16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지 유형을 현행 2가지 보다 다양하게 하는 방안은.
▲동일한 문항으로 문제지 유형을 다양화 하는 방안으로는 문항 순서를 재배열하는 방법과 보기 순서를 재배열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그 중 문항 순서를 재배열하는 방법은 문제지 유형에 따라 응시자가 느끼는 난이도가 달라져 적용이 곤란하다. 또 동일한 문항도 보기 순서의 배열과 응시자의 사고흐름과의 일치 여부에 따라서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보기 순서를 재배열하는 방법도 모든 문항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은 홀수형을 먼저 출제하고 그 중 일부 문항의 보기 순서를 재배열 해 짝수형을 출제하고 있는데, 문제지 유형간 난이도의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 보기 순서를 재배열할 수 있는 문항의 수가 적고, 재배열이 가능한 문항이라도 그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문제지 유형을 3종류 이상으로 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김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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