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동생의 호국정신을 생각하며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유가족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매년 제주하귀초등학교에 동생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주인공은 한중택씨. 한씨가 하귀초등학교와 인연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동생 한규택 상병의 흉상이 제막되면서부터다.

애월읍 상귀리 출신인 한 상병은 21세에 자원입대, 1950년 11월 평남 자개리 전투에서 제주인의 기개를 떨치며 장렬히 전사했다. 이런 공로로 한 상병은 지난 95년 전쟁사업기념회로부터 '100인의 호국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 상병의 이런 호국정신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살아오던 형 중택씨는 동생의 흉상이 하귀초등학교에 제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장학금 지급이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도움을 주고, 동생의 호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란 소박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 셈이다.

그는 이후 2001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4∼5명의 학생들에게 모두 1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지난 1일에도 그는 직접 학교를 찾아 학업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한씨는 '내가 죽어도 장학금 지급 사업을 아들이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작지만 이런 노력이 학생들에게 호국정신을 되새기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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