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자.” 언 듯 거창하게 지구를 구한다니 바쁜 나날을 보내는 소시민들의 몫은 아니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헌데 그런 행운은 슈퍼맨,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배트맨처럼 엄청난 힘을 가진 특별한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일까?

이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환경을 보호하고 생명을 존중하자’란 주제로 4월26일 서울에서 열린 ‘Save our Earth Conference 2009’에 참석한 사람이라면 결코 일부 특정인에게만 지구를 구할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도서출판 청년사가 주최한 이 행사는 인류 최대의 위기를 몰고 다니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데 시민의 역할이 얼마나 큰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에 따르면 예상외로 시민이 지구를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매일같이 먹는 음식에서 육식보다 채식만 즐겨 먹어도 지구를 구한다. 햄버거 한 개를 만드는 데 방출하는 이산화탄소가 75kg으로 자동차가 하루에 방출하는 평균 3kg에 비해 무려 25배나 많다고 하니 채식의 힘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UN IPCC 의장 라젠드라 파차우리 박사가 유엔 환경의 날 인터뷰에서 “삼림을 벌채해 목초지로 만들고, 거기에 소를 방목하며, 죽이고 냉동시키는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엄청나다. 그 추정치를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2012년 전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너무 늦다”며 육식에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경계할 정도다.

걷기, 자전거 타기, 자동차 함께 타기, 대중교통수단 이용도 지구를 구한다. 매주 자동차 운전거리를 16km만 줄여도 매년 226kg의 이산화탄소가 감소된다. 나무를 심고, 내 고장 농산물을 사기만 해도 지구를 구한다. 나무 한 그루가 평생 1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면 연료와 비용을 아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때문이다.

주부가 냉동 식품이 아닌 무가공 신선식품을 사도 지구를 구한다. 냉동 식품은 10배나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 포장이 간단한 제품을 선택하고 가능하면 리필제품을 사는 현명한 구매도 지구를 구한다.

이외에 가정에서 요리할 때 냄비 뚜껑을 덮고, 목욕 대신 샤워를 하고, 온수 사용을 줄이고, 청량음료나 페트병 생수 대신 집에서 끓인 보리차를 휴대하는 것도 지구를 구하는 행동이다. 이처럼 소시민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소중한 지구를 지키는 엄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박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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