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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든다는 건 마음을 비추는 것입니다”


사본 -정기옥 씨[1].
▲정기옥씨
【충북=환경일보】 “모두 잠든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몸과 마음을 경건히 한 후 작품을 만듭니다. 그 시간에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제 남편도 작업실에 들어 올 수 없지요. 사경(司經)을 할 때는 순간의 실수가 며칠 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작품을 마지막 획 하나 잘못 그어 망치기 때문에 한자 한자 집중해서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30년 서예 경력의 정기옥(65ㆍ속리산면 상판리) 씨의 말이다.

 

정씨는 1990년대 중반부터 전국의 서예대전에서 수십 번의 특선과 입선을 수상하며 현재 서예와 미술관련 전시회의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보은의 대표적인 실력파 예술인이다.

 

정씨의 붓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35살 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됐다. 사실 정 씨는 학창시설 특별활동 시간에 서예를 비전공 선생님에게 배우긴 했지만 그나마 배운 것도 졸업과 함께 모두 잊어 버렸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을 무렵 정씨는 보은문화원 서예 강좌를 수강하면서 서예의 열정을 불태우게 됐다.

 

그는 운영하던 미용실도 비워놓고 버스를 타고 속리산면에서 보은읍까지 나와 붓글씨를 배웠다. 정씨는 “그때는 집으로 들어가는 버스시간 때문에 먹을 갈 시간이 없어 시중에 파는 먹물을 쓰고 싶었지만 강사님이 그러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글씨를 쓸 수 없다며, 1시간 수업에 30분은 애만 태우며 먹만 갈았다”며 당시의 일화를 말해 줬다.

 

그렇게 어렵게 발을 들여 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1995년 ‘상당여류 휘호전’에서 입상을 하게 되면서 정씨의 화려한 수상 경력이 시작된다. 특히 수많은 상 중에서 지난해 열린 제2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의 특선은 정씨뿐만 아니라 보은의 서예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됐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다 모이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미술 전시회로 2008년 대전은 그 동안의 관례를 깨고 이뤄진 ‘공개심사’에서 보은의 ‘촌 아줌가’가 당당히 입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씨는 올해 2009 충북미술대전에서 ‘농가월령가’란 작품으로 우수상을 타는 등 상복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전시장에 걸리자마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사본 -정기옥 씨2[1]정씨는 자신의 꾸준한 작품 활동을 쉼 없는 배움과 가르침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스승님의 글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며 “배우고 또 배우는 길만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르침도 또 다른 배움의 시작이라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그는 보은도서관, 수정초등학교 등에서 서예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65세를 맞이한 정씨는 붓을 잡는 오른손을 위해 평소 좋아하던 테니스도 포기하고 사소한 집안일은 왼손으로만 할 정도로 평소 자기관리 또한 철저해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정씨는 이번 가을에 열리는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대추골 먹그림회’ 회원들과 함께 축제장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보은=신동렬 기자 star05@hkbs.co.kr

신동렬  star05@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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