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용 사진바이오에탄올 인한 또 다른 문제점 야기

 

홍조류, 육상식물에 비해 CO₂ 흡수율 5배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고 다시 그 이유는 화석연료의 대량사용과 이산화탄소 대사의 불균형 때문으로 귀결된다. 그러면 거꾸로 생각해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느냐, 이산화탄소 대사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느냐로 되물을 수 있다.

 

화석연료의 대량사용은 현재의 산업구조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대체에너지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원한 해답은 나오지 못하고 있고, 그러는 동안에도 화석연료는 더욱 많이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러시아, 인디아, 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BRICs)’국가들의 경제는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워가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의 대량소비, 즉 대량의 화석연료 사용을 의미한다.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로 개발된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수송용, 가열용, 발전용의 3가지 용도를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로 주목받는 것이 ‘바이오-에탄올’이다. 용도를 모두 감당한다는 말은 ‘만약 에탄올이 생산량만 많다면 화석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그렇다’라고 대답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송용 에너지의 일부라도 화석연료 대신 자연으로부터 재생산된 바이오-에탄올로 대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에 따르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최근에는 회의론까지 대두 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의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원래 사람이 먹는 식량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8000만 톤의 옥수수를 생산해 식품원료나 가축사료로 사용하지 않고 에탄올을 만드는 동안 세계의 옥수수 가격은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고 최근에는 바이오-에탄올 붐을 타고 널뛰기를 하고 있는 중이며, 가축사료 가격도 덩달아 올라 생활물가의 전반적인 상승을 주도 했다.

 

8000만 톤의 옥수수가 있으면 아프리카에서 아무도 굶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차를 가진 2억 명의 미국인들 때문에 8억 명의 다른 나라 인구가 굶거나 물가상승으로 고통 받아야 한다는 통계를 믿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또 다른 원료인 사탕수수는 옥수수와는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에 잡혀가 원하지 않는 노예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사탕수수 농사 자체가 땅의 지력을 빨리 흡수해 빠른 속도로 땅을 황폐화시킨다. 그래서 몇 년에 한번은 휴경하거나 콩 같은 작물로 지력을 높여야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 농장을 늘리기 위해 삼림을 없애고 있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한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에탄올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대체해 사용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고, 대규모 경작을 필요로 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만, 대규모 경작지 확보를 위해 삼림을 없애(아마존 파괴와 같은) 더 큰 문제를 야기 할 수 있으며, 재배과정에서 농작기계의 화석연료 사용과 에탄올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 삼림의 황폐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흡수 저하를 감안하면 환경적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옥수수와 사탕수수는 계절작물이자 초본식물로 삼림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훨씬 못 미친다.

 

또한 육지에서는 이미 인구의 증가로 인해 주거용 택지 면적, 도로 및 공공시설에 필요한 인프라 면적, 식량재배용 경작 면적, 산업원료용 식물의 경작 면적 등이 서로 경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앞으로 인류는 바이오-에탄올을 위해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경작하기는커녕 당장 먹을 식량을 위한 곡물을 경작하는 면적도 모자라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는 해결책을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 육지식물은 식량이 되고 에너지가 되는데, 바다의 식물이라고 왜 식량이나 에너지가 될 수 없겠는가? 바이오매스(biomass)의 차원에서 육지보다 바다가 훨씬 유리하다. 바다식물은 육지식물에 비해 훨씬 빨리 생장하는데, 물속에 산다는 것은 여러모로 이득이 많아 바다식물은 흡수된 영양분을 오로지 생장하는데만 이용할 수 있어 육지식물에 비해 생장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홍조류 중의 일부 종들은 하루에 2-8%씩 자라는 것들도 있는데, 이는 2개월에 4배 이상 자라는 데 충분한 생장률이다. 따라서 바다에서 대량으로 인공양식을 하게 되면 1헥타당 연간 수십톤의 홍조류를 생산할 수 있으며, 건조 이전의 무게로 따진다면 1헥타에서 연간 85톤이 생산되는 사탕수수보다도 더 많은 양의 홍조류 바다식물을 양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홍조류 바다식물로 펄프를 만들기 위해 대량양식을 준비 중인 5-6종의 바다식물들은 모두 펄프가 되는 ‘엔도파이버’외에 무게의 50% 정도가 ‘우무’성분이다. 따라서 펄프 생산공정의 부산물로 우무가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펄프의 제조·판매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게 되면 부산물인 우무성분의 원가는 ‘제로(0)’가 된다. 홍조류 바다식물을 대량으로 인공양식 할 경우 홍조류 펄프가 목재펄프보다 경제성이 더 나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바이오-에탄올까지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홍조류 바다식물이 육지식물에 비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5배 이상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펄프원료나 바이오-에탄올 원료로 홍조류를 대량으로 양식하면 그 자체가 삼림을 보호하는 일인데, 이산화탄소 흡수까지 육지 식물보다 더 많이 한다고 하니 ‘1석3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바다에서 생장하므로 육지의 면적을 차지하지 않는 것까지 더하면 인류의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단정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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