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배기 막내아들 눈으로 생생하게 살아난

파브르의 정원의 흥미롭고 진기한 곤충 이야기, 진솔한 삶 이야기!

 

에코북열 살배기 소년 폴의 아빠는 저명한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로 파브르는 자신이 연구하는 벌레들을 ‘여름의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그는 온갖 벌레들의 비밀을 캐는 모험을 하고 있다. 죽은 동물을 땅에 묻는 송장벌레, 주둥이가 길어서 똑바로 쳐들고 다니지 않으면 고꾸라지기 일쑤인 꿀꿀이바구미, 명주실을 자아내어 텐트도 짓고 길도 만드는 송충이, 곰개미의 번데기를 납치해 노예로 키우는 사무라이개미, 화려한 춤을 추는 전갈, 동물의 똥을 먹고사는 쇠똥구리, 새끼들에게 갖은 정성을 바치지만 한 끼니도 대접받지 못하는 수컷 왕공작나방 등 아빠의 조수 노릇을 하는 폴을 따라다니다 보면 온갖 벌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현대 곤충학의 아버지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훌륭한 과학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파브르의 ‘곤충기’ 10권 가운데 막내아들 폴을 특별히 ‘조수’라고 언급한 대목 중에서 간추려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18개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재구성한 따뜻한 과학동화이다.

파브르는 곤충 세계의 비밀을 밝히는 데 온 삶을 바쳤지만 그에게는 연구실이나 조수가 따로 없었다. 집과 집 주변의 자연이 곧 연구실이었고, 아내와 여러 자녀들이 실험을 돕는 조수였다. 곤충에 대한 열정이라면 가족들도 파브르 못지않았는데 특히 막내아들 폴이 그랬다. 이 책은 바로 그 열 살짜리 막내아들 폴의 입을 빌어 아버지 파브르의 생생한 말을 전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친근감을 갖고 쉽게 다가갈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전달하는 쉽고 재미있는 곤충이야기!

 

두 줄 무늬 배벌 이야기로 시작되는 곤충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빠의 행동을 바라보며 묘사하고 있어 쉽게 이해되는 동시에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사실들조차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왕공작나방’이나 ‘시끄러운 매미’, ‘하늘소’ 부분의 묘사들은 책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 내가 놓여 있는 것 같은 즐거운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생생함을 전달해 주는 이 매혹적인 책은 어린이들에게 관찰력과 호기심을 갖게 해주는 벗이 되어 줄 것이다. 또한 곤충학 연구자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래 벌레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진정한 학습은 삶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곤충의 아버지 파브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굳이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당연히 유명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이미 훌륭한 곤충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그건 특별한 사람들만이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의 이면이다.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살아 있는 파브르를 만나기 어렵게 한 장애요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 ‘파브르의 작은 정원’을 읽어 나가다 보면 아빠 혹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아 있는 생생한 인물로서의 파브르를 만나게 된다. 곤충학자로서의 파브르뿐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파브르, 아버지로서의 파브르, 여린 마음을 지닌 자연인으로서의 파브르, 평생 동안 가난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던 생활인으로서의 파브르가 살아 있다. 그는 벌집을 관찰하느라고 새벽부터 하루 종일 땅속을 들여다보다가 밀렵꾼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20년간 박봉의 교사 생활을 하다가 야간강좌에 여학생 수강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결국 밀려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곤충연구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파브르는 명석한 두뇌를 타고났지만 그를 위대한 과학자로 만든 것은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끈기였다. 그렇게 글 속에, 행간에 녹아들어 있는 파브르의 생각과 삶의 태도는 어느 순간 우리의 삶 속으로 걸어들어와 뭉클함을 솟게 한다.

파브르의 어린 자녀들이 아버지의 위대한 탐험에 즐겁게 참여했던 것처럼 아버지 파브르 역시 자녀들과 함께 연구하는 데 크나큰 기쁨을 느꼈다. 파브르의 자녀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아빠와 학습을 한다. 그 학습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신이 난다. 그가 자녀들과 교류하고 학습해 나가는 방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진정한 자녀 교육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과 있는 그는 결코 권위주의적이지 않다. 모르는 건 함께 관찰하고, 궁금한 건 함께 실험한다.

그렇게 파브르는 과학이 우리 집에서 결코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끈기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염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과정에서 쌓인 신뢰 덕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여름의 열기가 들끓는 이때, 우리에게 다종다양한 곤충의 세계를 알아 가는 기쁨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행간에서 읽히는 삶의 이야기들로 가슴 한가운데에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파브르의 작은 정원으로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을 아빠엄마와 함께 초대한다.

 

읽는 재미를 더하는 섬세한 세밀화와 과학적인 세부 묘사!

 

이 책의 삽화를 그린 마리 르 그라탱 키스는 파브르의 집과 박물관 및 곤충기가 탄생한 지역들을 직접 돌아보고 나서 세밀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 노력을 통해 나온 사실적인 그림들은 선명한 이해를 돕는 한편, 볼수록 따뜻하고 행복해지게 만들어 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

 

*저자 소개

 

지은이 : 마거릿 앤더슨

 

스코틀랜드에서 나고 자랐으며, 에딘버러 대학에서 아동서를 여러 권 집필했다. 찰스 다윈과 아이작 뉴턴 등의 자서전을 비롯해 여러 종의 논픽션과 픽션을 썼다. 현재 오리건 주 코발리스에서 곤충학을 연구하는 남편과 산다.

 

옮긴이: 이규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으며 그 동안 과학, 인문,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책을 기획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개인적인 체험, 왕들의 계곡, 인터넷 자본주의의 혁명 등을 비롯해 5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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